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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얼리어답터 거지' 왜 생기는 거지?

입력 : 2015-08-21 05:00:00 수정 : 2015-08-21 09: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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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사용기간을 더욱 늘려주고 있다. 그러나 제품의 수명이 증가했다고 해서 모든 소비자들이 꼭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문화적 요인과 같은 다양한 조건에 의해서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디지털 제품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저 최신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거나, 타인에게 내보이고 싶은 과시욕이 결합돼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제품수명 증가와 제품교체 주기가 역행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기기와 가전가구 제품교체 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실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디지털 제품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어 싫증이 나 버리는 제품들이 많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제품의 교체 역시 파손 및 분실도 있지만, 최신 제품의 성능 때문에 바꾸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기기와 가전가구의 제품교체 주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1.3%가 디지털 제품은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디지털 제품의 변화를 보다 크게 느끼고 있었다. 10명 중 4명 이상은 요즘 제품의 수명이 다해서가 아닌 싫증이 나 버리는 제품들이 많다고도 바라봤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트렌드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런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 대부분은 자신의 경우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체 81.8%가 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는 데 동의했으며, 가능한 튼튼한 제품을 원한다는 소비자가 93.7%에 이르렀다. 전체 10명 중 7명은 가격이 비싸도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을 개성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43.7%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에 비해 사양이 더 나은 제품으로 자주 바꾸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는 시각은 18.8%에 그쳤다. 또한 오래가는 제품보다는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응답과 가능하면, 제품을 자주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각각 18.6%, 22.1%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일수록 제품의 지속성보다는 디자인을 중시하고 제품을 자주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경향이 큰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최근 1년 이내 교체한 경험이 가장 많은 디지털 제품은 스마트폰(44.9%, 중복응답)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노트북(13.3%) ▲데스크탑(12.2%) ▲디지털TV(11.7%) ▲태블릿(9.9%) ▲디지털카메라(5.9%) 순으로 교체 경험이 많았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교체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각 디지털 제품의 교체는 크게 2가지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손과 고장, 분실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교체하거나 새로운 제품의 기능이나 사양이 월등히 좋아져서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파손과 고장, 분실에 의한 교체는 스마트폰과 데스크탑, 디지털TV의 비중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선호에 의한 교체는 노트북과 태블릿, 디지털카메라의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각 디지털 제품 보유자들이 생각하는 제품의 적정 사용기간과 실제 사용기간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스마트폰의 경우 사용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제품 사용기간은 2~3년(41%) 내지 3~4년(23%)이 대부분이었다. 평균적으로는 2.9년이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스마트폰의 적정한 사용기간을 더 길게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기간은 대체로 1~2년(36.7%) 또는 2~3년(24.2%)에 머물렀으며, 6개월~1년 정도 사용한다는 이용자(16.2%)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보통 젊은 층은 1~2년, 중〮장년층은 2~3년 정도 사용하고 있어, 젊은 층이 훨씬 빠르게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스크탑의 적정 사용기간은 보통 4~5년(21.1%) 또는 5~7년(23.7%)을 많이 내다봤다. 평균으로 보면 약 4.7년으로 평가됐으며, 고연령층일수록 사용기간을 길게 바라봤다. 그러나 실제 사용기간은 대체로 2~5년으로 기대하는 것보다는 사용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노트북은 적정 사용기간과 실제 사용기간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평균적으로는 4.1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TV, 태블릿의 경우 적정 사용기간과 실제 사용기간의 격차가 더욱 컸다. 디지털카메라는 평균적으로는 5.4년을 적정한 사용기간으로 바라봤으며, 5~7년(27.6%)은 물론 7~10년(11.3%) 내지 10년 이상(12%) 아주 오래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사용기간은 ▲3~4년(16.9%) ▲4~5년(17.8%) ▲5~7년(21.4%)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디지털TV도 5~7년(24.9%), 7~10년(25.2%), 10년 이상(26.3%) 등 장기 사용을 기대했지만 보통 7년 미만 사용에 그쳤다. 태블릿도 평균 3.6년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바라봤지만, 실제 사용자는 1~2년(30.3%) 또는 2~3년(27%)이 주를 이뤘다. 다만 디지털TV와 태블릿의 경우 대중적인 보급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가전·가구 제품 중에서 최근 1년 이내에 교체 경험이 많았던 제품은 청소기(21.6%·중복응답) ▲냉장고(12%) ▲소파(10.5%) ▲침대(8.6%) ▲식탁(8.1%) 순이었다. 다만 54.6%가 교체경험이 있는 제품이 없다고 응답할만큼 가전 및 가구제품의 교체주기는 디지털제품에 비해서는 확연히 느리다고 볼 수 있다. 교체 이유 또한 파손과 고장, 손실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디지털 제품과 달리 새로운 제품이 나오거나 단순한 싫증에 의해 제품을 교체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다만 침대와 에어컨은 새 제품의 기능이나 사양이 월등히 좋아졌을 때 교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향후 1년 이내 교체 예정인 가전·가구 제품을 묻는 질문에도 45%가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제품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사용기간이 디지털 제품보다 훨씬 길었으며, 실제 사용기간 또한 상당히 긴 것으로 나타나 제품의 교체주기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각의 가전 및 가구 제품 보유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사용기간은 ▲식탁 9.4년 ▲냉장고 9.1년 ▲일반세탁기 8.2년 ▲소파 8.2년 ▲드럼 세탁기 8.2년 ▲에어컨 8.1년 ▲침대 8년 ▲청소기 6.1년으로 대부분 오랜 기간 사용할 생각으로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사용기간 역시 상당히 긴 편이었다. 가장 오래 사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식탁의 경우 5~7년(18.1%) 내지, 7~10년(17.5%)은 물론 10년 이상(17.1%) 사용하고 있었다. 냉장고와 일반 세탁기, 침대, 에어컨 등 다른 제품들도 대체로 구입 후 장기간 사용하는 중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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