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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에 질문 말라”… 일방통행식 회견

입력 : 2015-11-04 18:52:36 수정 : 2015-11-04 18: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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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국편 ‘반쪽 회견’
최몽룡 교수 불참 신형식 교수만 참석
4일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의 중·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기자회견에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최 교수는 상고사 대표집필자로 위촉된 인사다.

김정배 국편 위원장은 회견을 시작하면서 “최 교수께서 나오시기로 돼 있었고, 꼭 집필을 할 것인데 오시지 못한 사정을 설명하겠다”며 국편 관계자를 불러세웠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과 집필진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국편의 박한남 기획협력실장은 “최몽룡 선생님께서 이 자리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많은 언론사를 통해 어제 보도되자 교수님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이 참석을 만류하고, 오늘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편찬기준 등을 설명하는 차후 기자회견 때 참석하고자 오늘은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실장을 최 교수 집으로 보내 직접 모시고 오도록 했지만 불참하게 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마 제자들이 선생님을 좀 더 보호해드려야겠다는 입장에서 오늘만큼은 안 나가시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니, 앞으로 집필하는 선생님들이 아주 편안하게, 정말 국민이 원하는 훌륭한 교과서가 되도록 많은 협조를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대표 필진으로 초빙된 최몽룡(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명예교수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자택에서 교과서 집필 문제와 관련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명예교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있은 국사편찬위원회의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지인들의 만류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연합뉴스
당초 선사, 고대, 고려, 조선, 근대, 현대 6개 분야의 각각 대표집필진이 회견에 참석해 5명 또는 6명의 집필진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 명예교수 역시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7차 교육과정 때 국정 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인연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고대사 대표집필자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한 명만 참석했다.

교육부와 국편은 이날 집필진을 당당하게 소개하지 않고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질문을 제한하려 해 회견장에서는 수차례 불만이 터져나왔다. 취재진이 신 교수에게 집필 참여를 결정하게 된 계기를 직접 말해달라고 질문하자 김 위원장은 “어렵게 집필진을 초빙했기 때문에 다른 질문은 가급적 말아달라”고 막아섰다가 회견장 곳곳에서 항의가 이어졌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오른쪽)이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국정 교과서 집필 기준과 집필진 구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대표집필진 중 한 명으로 위촉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제원 기자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취재진이 회견장을 빠져나가는 교육부 당국자를 쫓아갔다가 ‘무력행사’를 당하기도 했다. 회견장에서 나와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과 김연석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장의 뒤를 쫓아 엘리베이터 안으로 취재진이 동승해 질문을 하자, 김 팀장은 몸으로 기자들을 엘리베이터 밖으로 밀쳐내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김 팀장은 “물리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취재진의 항의를 받고 이를 중단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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