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70대 노인이 비아그라를 복용했다가 심장마비 위기를 느끼고 병원에 실려 간 사연이 공개됐다. 이 노인은 술집에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려 약을 먹었다가 현지에서 희대의 놀림감으로 전락해버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잉글랜드 솔프드에 사는 레이 보딩턴(74)은 최근 현지의 한 술집에서 27세 여성을 알게 됐다. 그는 전직 헤어디자이너다.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보딩턴은 친구에게 비아그라를 요청했다. 당시 두 알을 복용한 보딩턴은 다음날 여성의 집에서 나오던 중 갑자기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난밤이 꿈처럼 아득해졌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판단조차 어려웠다. 분명히 전날 약을 먹었을 때만 해도 이상 없었기에 어찌 된 영문인지 그는 몰랐다.
보딩턴은 즉시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잠시 후,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가 측정한 보딩턴의 혈압은 수축기 ‘157’에 이완기 ‘88’이었다. 그의 나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수축기 ‘140’, 이완기 ‘90’을 넘으면 안 됐다.
맥박도 빨랐다. 1분당 무려 102회나 심장이 뛰었다.
보딩턴은 병원에 들어가기 전, 안정을 되찾기 위해 구급차 안에서 40분 가까이 머물렀다. 다행히 구조대가 그의 옆에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보딩턴을 지켜보던 구조대원이 “오, 점점 가라앉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딩턴은 “아직도 흥분된 상태인데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구조대원이 “아뇨, 당신의 그것이 아니라 혈압 말이에요”라고 쏘아붙였다. 차 안에는 어색한 정적이 감돌았다.
또 다른 여성 구조대원은 비아그라 두 알 복용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딩턴에게 설명했다. 구조대원의 말을 들은 그는 가만히 있었다. 평소 자신의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기에 충격이 더 큰 듯했다.
다행히 보딩턴은 무사히 치료받고 집에 돌아갔다. 그는 비아그라가 얼마나 위험한 약인지 사람들이 알아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 해당 약품 복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딩턴은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당신이 듣기에 웃길지 몰라도 이건 심각한 일입니다. 그 여자는 젊었고, 난 뭔가 해내리라 생각했죠. 구급차에서 대원들의 얘기를 듣는 동안 손으로 주요부위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미칠 듯이 뛰는게 이러다 심장마비로 죽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한편 해당 기사에는 보딩턴을 안쓰러워하면서도 사연이 웃기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 게재 하루도 안 돼 댓글이 2000개가 넘은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그를 비웃는 이들의 반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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