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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주고 세상 떠난 5세 소녀…가슴 찡한 부모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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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21 10:11:24 수정 : 2015-12-21 10: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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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덟 살 소녀가 다섯 살 소녀의 장기기증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된 가운데 양측 부모가 만난 가슴 찡한 풍경이 공개됐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카이리 비쳄(8)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소장, 결장(대장의 부분으로 맹장과 직장을 제외한 가운데 부분), 간 그리고 췌장 이식수술을 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히르슈슈프룽 병(·hirschsprung’s disease)'을 앓아온 카이리는 수술을 받기까지 5년이나 기다려야 했다. 히르슈슈프룽 병은 선천적으로 장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없어 내용물이 항문으로 이동할 수 없는 질환이다.



카이리에게 장기를 내준 소녀는 앞선 11월 세상을 떠난 아리아나 모랄레스(5)다. 그는 완전전뇌증(完全前腦症·holoprosencephaly) 환자였다. 이는 뇌의 양반구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선천성 뇌질환이다.

카이리의 엄마 난은 ABC 뉴스에 “아리아나의 부모 루이스와 이블린이 최근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의 어린이 병원을 찾아왔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찡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흐느끼지 않았지만, 병실은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로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아리아나의 부모는 카이리에게 생전의 딸이 그와 얼마나 비슷한지 이야기했다. 이들은 “둘 다 예쁜 보조개가 있다”며 “야구와 기타를 좋아하고, 영화 ‘겨울왕국’의 열혈팬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웃었다. 이들은 다섯 시간 정도 카이리와 머물다 병실을 떠났다.

이블린은 “우리 딸과 비슷한 카이리를 만나 무척 기뻤다”며 “소녀는 예쁠 뿐만 아니라 용감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난은 모랄레스 부부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 딸의 목숨을 구할 장기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그러나 카이리의 부모는 기증자가 딸보다 어리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블린은 카이리를 만나 기뻤지만 딸 잃은 슬픔이 가시지 않았다. 그는 “아리아나가 우리 곁에 없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라며 “되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지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난은 “우리 딸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의 딸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그러나 모랄레스 부부는 친딸의 ‘날개’를 누군가 대신 달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리아나 덕분에 우리 딸 뿐만 아니라 세 아이가 살아났다”고 고마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ABC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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