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IS 격퇴 위해선… 중·러 “탈레반과 협력”

입력 : 2016-01-08 19:26:30 수정 : 2016-01-08 20:38: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러, IS 자국 안보 직접 위협 판단
아프간 전쟁 때 싸운 ‘적과의 동침’
중, 분리독립 세력·IS 차단 위해
편의상 동맹 만들어 ‘이이제이’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이 같은 금언은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에도 적용된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간 탈레반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러가 중앙아시아에서의 IS 격퇴를 위해 2001년 미국과 영국 등에 쫓겨난 탈레반과 손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탈레반은 옛소련의 아프간 전쟁(1979∼1989년) 당시 저항세력 일부가 만든 무장정파다. 러시아 입장에선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군으로 변모한 것이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자미르 카불로프 러시아 외무부 국장 겸 아프간 특사는 최근 “탈레반의 이해가 우리와 객관적으로 일치한다”며 “우리는 정보 공유를 위한 탈레반과의 대화 채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IS와 테러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최악의 테러단체 격퇴를 위해 차악과 손잡으려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러시아가 탈레반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또다른 이유는 IS가 자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IS가 옛 소련권 무장단체와 연계해 테러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불로프 특사는 “IS가 중앙아시아로 세를 확장하려 아프간에서 러시아 출신 조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탈레반과의 협조가 정보 공유에 한정돼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사령관들은 옛 소련권이자 친러 성향의 타지키스탄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고 말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도 중앙아시아로까지 세를 확산한 IS가 ‘눈엣가시’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분리독립 세력과 IS 간 연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프간 보안 관계자들에 따르면 탈레반과 타지크 인질 교환 협상을 벌인 전 탈레반 사령관의 형제인 타히르 샤말자이는 중국을 방문해 대테러 관리들을 만났다. 당시 중국 측은 아프간 정부에 안보상의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탈레반과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을 차단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전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이전 수차례에 걸쳐 중국 측에 “탈레반은 위구르 무장조직원들을 돕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지난해 오마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파키스탄 쪽에 탈레반의 내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하지만 IS는 중국 무슬림들에게 중국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IS가 시리아에서 중국인 인질을 살해하고 아프리카 말리에서 벌인 호텔 투숙객 인질극에서 중국인이 희생되면서 IS 격퇴는 중국으로서도 ‘발등의 불’이 됐다. 중국 안팎에서 중국이 IS에 대한 격퇴전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란 역시 탈레반을 IS와의 격퇴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시아파인 이란과 수니파인 탈레반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란은 최근 탈레반에 군사 지원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테헤란 등지에서 탈레반 조직원 훈련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아프간 정부 관리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란 관리들 역시 “IS와의 전쟁을 승리하려면 ‘편의상의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