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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벽 높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입력 : 2016-02-19 20:15:11 수정 : 2016-02-19 21: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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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슬로프스타일 월드컵
윤진수·천호영·임태양 등 전원 예선 탈락에도 전의
“2년 뒤엔 메달 도전할 것”
“한국에서 이런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합니다. 2년 뒤에는 더욱 기대되네요.”

19일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겸 2016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 참가한 윤진수(19·운양고). 세계랭킹 288위인 그는 생애 첫 월드컵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지만 경기 중 스노보드가 부러져 14점에 그쳤다. 전체 38명 중 34위다.

윤진수가 19일 강원도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2016 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월드컵에서 장애물을 통과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은 아직 국가대표가 없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개최국 자격으로 FIS로부터 종목당 남자 8명, 여자 8명이 출전할 수 있도록 배정받았다. 그 덕분에 윤진수도 최소한의 자격요건(FIS점수 10점 이상)을 채워 참가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스노보드가 부러지지 않았어도 이미 구사 기술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현격히 벌어졌다. 그럼에도 윤진수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한 것 자체를 영광스러워했다.

전날 만난 스키 슬로프스타일의 천호영(20·한국체대·세계랭킹 221위)과 임태양(16·양곡중·세계랭킹 256위)도 비슷한 반응이다. 스키 슬로프스타일 유일한 국가대표인 천호영은 “친구들과 평소에 놀러오던 스키장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이렇게 타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2년 뒤 평창 올림픽이 꿈의 무대인 만큼 죽을 각오로 연습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 임태양은 40.00점으로 전체 49명 중 42위로 부진했다. 그는 참가에 의의를 뒀지만 2년 뒤엔 꼭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태양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며 “트리플 콕텐(점프를 한 뒤 공중에서 옆으로 세 바퀴 돌면서 동시에 세 번 뒤집는 기술)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꼭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틀에 걸쳐 펼쳐진 스키·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 나선 한국 선수단은 모두 예선 탈락이라는 쓴잔을 들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유럽 선수단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어서 장벽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실패를 교훈삼아 2년 뒤에는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메달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구창범 슬로프스타일 국가대표 코치는 “평창 올림픽에서는 단지 출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메달에 도전하겠다”며 “입양아 출신 이미현(21·세계랭킹 60위)이 부상 때문에 이번에 불참한 것이 매우 아쉽지만 평창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선수다. 남자 선수들도 지금은 정상급 선수들과 격차가 크지만 2년 동안 훈련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스키협회는 지난해 10월 피터 올레닉(미국) 코치를 영입해 선수들이 기술을 연마하는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천호영은 “새 외국인 코치님이 온 뒤 기술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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