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로 유명한 곽경택(50) 감독이 100억원대 사기 대출 혐의로 피소됐다.
24일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조용문(58) 전 파랑새상호저축은행 회장은 전날 곽 감독을 사기 대출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서 조 전 회장은 "곽 감독이 2008년 6월부터 2011년 2월까지 파랑새저축은행에서 총 175억원을 대출받은 뒤 이 가운데 92억5000만원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곽 감독은 돈을 빌릴 당시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 '태풍' 등의 잇단 흥행 실패로 80억여원의 빚을 지는 등 사실상 대출 변제 능력이 없었다. 영화·드라마 제작비 조달 등의 명목으로 대출을 받아놓고 이전 채무를 돌려막기 하거나 개인사업 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대출 사기 혐의가 명백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곽 감독이 대출금 용도를 속이고 빌린 돈은 129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곽 감독은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조 전 회장에 관해 명예훼손 및 무고죄로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전 회장과 곽 감독은 지난 2011∼2012년 저축은행 비리가 불거졌을 당시 나란히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 전 회장은 1000억원대 부실 대출을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불구속 기소돼 2013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곽 감독도 혐의 일부를 시인했지만 입건되지는 않았다.
2001년 개봉해 흥행에 크게 성공한 '친구'를 연출한 곽 감독은 이후 '태풍' '사랑' '똥개' '통증' 등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친구 2' 이후 지난해 '극비수사'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렸다. 곽 감독은 새 영화 '부활'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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