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저유가 폭탄' 맞은 산유국 서민들 허덕

입력 : 2016-03-01 19:14:48 수정 : 2016-03-01 19:14: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1인당 GDP 20∼30% 급감 ‘저유가의 늪’에 빠진 산유국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

주요 산유국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에선 우유와 빵, 비누 등 생필품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서민경제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

베네수엘라 국민들 “야당 태업으로 고통”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집권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디오스다도 카베요 의원이 카라카스 의회 밖에서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아리스토불로 이스투리스 부통령은 2015년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면서 “현재의 생필품 부족 사태는 야당의 태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카라카스=EPA연합뉴스
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나이지리아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의 지난해 1인당 GDP는 전년보다 평균 27% 급감했다. 올해 첫 파산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베네수엘라의 감소 폭(37%)이 가장 컸고, 러시아(34%) 쿠웨이트(33%) 이라크(28%) 사우디(20%) 나이지리아(19%) 등이 뒤를 이었다. 브라질의 지난해 1인당 GDP는 8802달러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는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경제성장률은 -10%, 물가상승률은 720%로 국가경제가 붕괴 직전에 놓인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말 23억달러(약 2조84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며 국가 파산(디폴트, 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지만 올 하반기에도 60억달러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현재 외환보유액이 145억6000만달러이지만 올해 들어서만 18억달러를 사용하는 등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 나라에선 생필품 부족과 초인플레이션으로 국민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에선 이제 우유 콩 비누 등 기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렵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지난 2월 가스요금을 1300% 올리는 등 재정파탄을 막기 위해 서민경제를 쥐어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선 빵의 원료인 밀을 100% 수입하는 탓에 빵을 사먹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 다른 산유국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는 최근 세계은행과 아프리카개발은행에 각각 25억달러와 35억달러의 차관을 요청했고, 앙골라는 세계은행과 IMF에 차관을 신청했다.

저유가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의 악재는 지구촌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세계 186개국 중 1인당 GDP가 전년보다 감소한 나라는 134개국(72%)에 달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베네수엘라가 지난달 원유 생산량 1, 2위인 사우디와 러시아를 움직이며 일부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합의를 이끌었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한 고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상 최대 원유 생산량을 기록한 지난 1월을 생산량 동결 기준으로 삼은 데다 서방의 경제금융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생산량 증대에 박차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네수엘라가 오펙(석유수출국기구)에 원유 감산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런 호소는 현재로선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블랙핑크 지수 '여신이 따로 없네'
  • 블랙핑크 지수 '여신이 따로 없네'
  • 김혜수 '눈부신 미모'
  • 유인영 '섹시하게'
  • 박보영 '인간 비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