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이 푸른 바다에서 잘게 부서졌다. 바다를 시원하게 내달리는 보트 뒤로 잔물결이 일렁인다. 초원은 푸르고, 보기만 해도 해수욕객들의 즐거운 감정이 느껴진다.
이 같은 내용의 관광지 홍보 영상이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영상을 찍은 곳이 시리아라면? 영상을 보고서도 가고 싶은 기분이 들까?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리아 관광당국이 최근 해변 홍보영상을 공개했다가 네티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1분40여초 분량 영상에는 ‘줌인-줌아웃’을 반복해 촬영한 시리아 타르투스 해변 풍경이 담겼다. 수많은 파라솔이 관광지의 흥겨움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영상은 카메라가 비추는 각도만 다를 뿐 계속해서 같은 장소만 비춘다. 무리해서 만든 느낌이다.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없다. 그 안에서는 내전과 각종 폭격에 희생된 아이들의 울음이 들리는듯하다.
영상은 ‘시리아는 언제나 아름답다’는 문구와 함께 끝난다.
외신들의 평가는 다르다.
데일리메일은 “목가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낸 영상이지만, 피로 얼룩진 시리아의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네티즌들 생각도 비슷했다.
보고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댓글이 많았다. 특히 여성에 대한 압력이 심한 국가에서 비키니만 입은 해수욕객이 있는 건 너무 인위적이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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