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란 개념은 올해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다. 전 세계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000여명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과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주최 측에 의해 던져진 화두라 할 것이다. 이후 각 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준비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아직 혁명이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시작된 것이라면 과거 100년에 한 번씩 오던 산업혁명이 이번에는 40년 만에 다시 오는 것이 특이하고 놀라운 일이다.
이동식 언론인·역사평론가 |
최근에 나온 ‘인공지능 2030’이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AI 발전이 단순히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의료 로봇 같은 산업 분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대신함으로써 정치혁명과 사법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존에 가르치는 주입식의 일방적인 교육방식을 무너뜨리고 교육혁명을 촉발할 것이며, 실업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갖춰 기존 사회 시스템을 바꿔 놓을 것이며, 알파고나 IBM 왓슨처럼 한 가지 분야에만 특화된 AI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온갖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인간의 뇌를 닮은 인공일반지능(AGI)이 등장해 지식의 폭발과 인간 수명의 연장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혁명이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지만 기술을 넘어서서 사회 전반, 심지어 정치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된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하고 어지러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하고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현재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회적인, 혹은 정치적인 문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 비효율성이 많고 때로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잘못된 선택을 하지도 않던가? 그러니 알파고보다도 더 진보된 AI에게 모든 법률, 뉴스, 정책 브리핑, 전문가 분석, 소셜 미디어와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와 폭넓은 정보를 입력해 내부적으로 유연한 방법으로 모두 상호 연관되도록 하고, 다양한 패턴 및 추론을 이끌 수 있는 데이터 유형으로 주입하고 학습시키면 AI는 인간에게 다양한 종류의 ‘편견 없는’ 결과물을 생성해 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20년 전, 사람 없이 혼자 운전하는 자동차가 미래에 나올 것이라고 말하면 대다수 사람은 비웃었지만, 이제는 모두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부나 국회는 사람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이미 수많은 일들이 AI로 대체되고 있다. 세상이 너무나도 복잡해지고 생각할 것이 많아지니 차라리 AI가 인간의 의사결정을 대신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과 기술을 넘어 인간 생활의 전반에서 지금까지 우리들이 결코 생각하지도 예측하지도 못한 새로운 ‘멋진 신세계’를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그런 혁명을 위해 우리는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처럼 정치에서 아무런 빛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런 미래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이동식 언론인·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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