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빅뱅(지드래곤, 탑, 태양, 대성, 승리) 완전체가 출연했다. 이날 빅뱅의 일본 내 높은 인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천황' 발언이 수차례 등장했다.
이날 MC 김국진은 "대성이 일본 천황 다음으로 인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성은 "무슨 소리냐"며 손을 저었지만, 김국진은 "아베 총리보다 위에 있다"고 대성을 치켜세웠다.
대성은 빅뱅 공백기 동안 솔로 활동을 일본 내 인기 비결로 꼽았다. 이에 김국진은 다시 "그래서 천황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거냐"고 되물었다. 천황 발언은 자막으로도 그대로 등장했다.
'천황'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옥황상제', '천자', '일본에서 그 왕을 이르는 말'로 등재돼 있다. 일본에서 일왕을 신격화해 부르는 단어인 '천황'은 일제 치하의 암울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정서상 불편한 단어가 분명하다. 때문에 국내에서 일본의 왕은 통상 '일왕' '일본 국왕'이라는 단어로 사용한다.
시청자들은 "천황 발언과 자막이 거슬렸다" "'천황' 표현이 너무 많이 나와서 불편했다" "예민한 단어인데 제작진이 조심했어야 했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시청자는 "우리가 중국 황제를 황제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표현 아니냐"며 표현 자체가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부정적인 기류가 더 우세하다.
'라디오스타'가 대성의 일본 내 인기를 강조하고, 웃음을 주기 위해 쓰인 '천황'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기에 시청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단어를 수차례 자막을 통해 내보낸 것을 두고 제작진의 부주의를 꼬집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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