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미셸 자로 당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은 더 이상 이상할 것 없는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단 뜻이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폭염, 열대야, 가을태풍, 호우 등 이상기후가 연중 이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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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 시내가 물에 잠긴 지난해 11월 5일, 중구 태화동의 한 거리에서 주민들이 겨우 걸어서 안전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
농업·해양수산 분야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닭·오리 등 가금류 429만마리, 돼지 9000마리 등 가축 444만여마리와 양식장 어류 1170만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전년보다 169% 늘어난 것이다. 피해 복구비용만 764억원으로 집계됐다.


3∼4월도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개화시기가 40년 전(1968∼1975년) 평균보다 14일 빨라졌다.
1월에는 북극에 갇혀 있던 찬 공기가 남쪽으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날씨가 크게 요동쳤다. 전체적으로는 평년기온보다 높았지만 1월24일에는 전국 평균이 평년보다 9.3도 밑으로 내려갔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은 건 우리나라뿐이 아니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1∼11월)은 20세기 평균(14.0도)보다 0.94도 높아 1880년 이래 가장 더운해로 기록됐다. 10월 북극 바다얼음 면적도 1979년 이래 가장 적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번 이상기후 보고서는 2016년 극심하게 나타난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며 “매년 심해지는 이상기후 피해에 철저히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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