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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그들은 왜 ‘태극기’를 들었나…태극기 집회에 나온 2030세대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입력 : 2017-02-18 17:13:34 수정 : 2017-02-18 18: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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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는 백발이 성성한 참가자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30대 젊은 참가자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그들은 왜 ‘촛불’이 아닌 ‘태극기’를 들었을까.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모(27·여)씨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온 가족과 함께 이날 처음 집회에 나왔다. 김씨는 “처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잘못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아버지 말씀을 들어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이 박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언론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만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씨는 “이번 사태는 고영태(전 더블루케이 이사)를 비롯한 배후 세력이 꾸민 일”이라며 “최근 3개월간 일본의 친척 집에 있다 왔는데 일본인들이 ‘한국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위 선양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해 12월31일 7차 집회 때부터 매주 대한문 앞에 나오고 있다고 한다.

김씨의 동생 김모(20)씨는 이번이 두 번째다. 김씨는 “태극기 집회 참가 인원이 점점 불어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순진한 20대 또래들이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넘어가 야당 등 정치 세력에 이용당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도 “박 대통령 탄핵 사유나 뇌물죄 등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이어 특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특검은 일단 구속만 시켜 놓고 보자는 식으로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마구잡이로 가두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 10차례 이상 참가했다는 피아니스트 김모씨. 이창훈 기자
뇌성마비 장애 1급 피아니스트인 김모(36)씨는 태극기 집회에 10차례 이상 참가했다. 김씨는 “대한민국의 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 집회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만약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헌재를 탄핵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18일 태극기를 든 채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프리랜서 박모씨. 권지현 기자
서울에 사는 프리랜서 박모(36·여)씨는 ‘나 같은 젊은 사람들도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태극기 집회에 처음 나왔다. 박씨도 “젊은이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언론 보도에 휘둘려 한쪽만 보는 게 안타깝다”며 “왜 고영태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고 경제가 어려운데 재벌을 잡냐”며 특검을 비판했다.

계엄령이 답!’이란 손팻말을 들고 있는 직장인 김에스더씨. 권지현 기자
박씨처럼 이날 처음 나온 직장인 김에스더(28·여)씨도 “젊은 사람들이 전교조나 일부 교수 등에게 세뇌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대단하고, 지금은 태극기 집회 쪽으로 여론이 돌아선 것 같아 다행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 대통령이 탄핵될 만한 이유가 없으며 특검 수사와 언론 보도에는 문제가 있고 또래 젊은이 대부분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탄핵 반대 집회 2030세대 참가자들의 일관된 목소리였다.

박진영·권지현·이창훈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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