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원대 측의 실험결과는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여성환경연대가 제공한 실험결과를 익명으로 공개했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중형 생리대 A, B, C, D, C-1에서는 2급 발암물질인 ‘에틸벤젠’이 한 곳을 빼고 모두 검출됐다. A제품은 0.014ppbv(단위체적당 10억분의 1)였고 B제품 0.085ppbv, C제품 검출 안 됨, D제품 0.038ppbv, C-1제품 0.053ppbv였다.
하지만 에틸벤젠이 가장 높게 나온 곳은 B사였고 정작 릴리안으로 추정되는 A제품의 검출수치는 가장 낮았다. 또 다른 2급 발암물질인 스티렌도 B제품이 0.071ppbv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A제품(0.047ppbv), C-1제품(0.046ppbv), D제품(0.041ppbv), C제품(0.028ppbv)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2급 발암물질이 가장 높게 나온 B제품 대신 아직 세계적으로 인체 위해성이 확정되지 않은 TVOC 검출 농도가 가장 높았던 릴리안에 대해서만 여성환경연대 측은 피해자 사례 제보를 받고 기자회견을 하며 규탄한 것이다.
식약처가 이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이 검출 수치가 실제 생리대에 포함된 유해 성분 농도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를 토대로 문제 제기를 할 때 공정성을 유지하려면 세계적으로 입증된 발암 물질 검출량이 가장 많은 곳을 내세우며 당국의 기준 강화를 요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I소비자연구소의 조윤미 대표는 “시민단체는 당연히 특정 제품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지만 기업이 연관되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조사는 원칙과 룰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릴리안의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는 “당국에서 여성환경연대의 실험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린 점에 주목하며 조속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현미·김준영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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