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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이날 오후 5시30분(북한시간 5시)부터 녹화중계했다. 사진은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
열병식 진행에 든 시간이 짧았다는 점으로 볼 때, 열병식 사전행사나 동원된 병력·장비 규모가 지난해 열병식보다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북한이 건군절 열병식을 계획했을 당시 설정했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규모를 조정했을 경우 열병식의 질(質)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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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8일 녹화 중계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의 주석단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맨 오른쪽)이 모습을 나타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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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8일 녹화 중계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의 주석단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 단원인 김여정(붉은 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
북한 조선중앙TV는 열병식이 시작된 이날 오전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이후 열병식을 비롯한 대규모 야외 정치행사를 TV로 생중계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북한은 2012년 4월 김일성 100번째 생일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부터 최근 5차례의 열병식을 모두 생중계했다. 특히 지난해 4월 김일성 105번째 생일 때는 생중계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미사일을 포함해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조선중앙TV가 생중계하지 않아 그 의도를 놓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를 두고 열병식을 계획대로 진행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면서도 고(高)강도 무력시위로 인한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공조 강화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진행 중인 남북 대화와 북한 고위급대표단, 응원단 방남(訪南)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예외 조치가 지속하는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고위급 대표단으로 보내는 것도 그렇고 북한이 (열병식 생중계 생략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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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들고있는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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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사열 대기 중인 북한 이동식발사차량(TEL) 행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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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북한이 8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이날 오후 5시30분(북한시간 5시)부터 녹화중계했다. |
군 당국은 이번 열병식을 분석 중이다. 분석 결과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했던 탄도미사일들이 대부분 재등장했을 수 있다. 특히 당시 미국 본토 공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ICBM 화성-14·15의 등장 여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예년 수준에서 다수의 핵·미사일과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등장한 것으로 안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녹화 중계나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ICBM이나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여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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