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에서 한반도 대화 국면과 관련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 유화 분위기를 속도감 있게 견인하는 문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功) 돌리기’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안보부처 관계자들 입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덕”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청와대는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분위기에 오히려 부담감을 느낄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성과를 문 대통령 공으로만 돌리려는 반(反)트럼프 성향의 미국 언론 보도가 (일을 진행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고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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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이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여권 고위 관계자도 “정부는 한·미 공조에 균열이 발생하면 남남(南南)갈등이 증폭하고, 남남갈등이 증폭하면 남북관계 개선의 동력이 상실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강력한 공조가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특사로 활약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평화통일단체총연합 창립총회의 축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만 해결하면 노벨평화상을 받고 3년 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재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그 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 국면이 조성될 때) 트럼프·문재인 대통령 등이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는 것까지도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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