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실종자 수색·순찰 큰 도움"…드론 연습하는 경찰들

경남청, 인천청, 일산동부서등 동호회 통해 드론 조종술 익히는 경찰들/ 실종자 수색, 테러예방, 교통관리, 순찰 용도로 쓰일 경찰 드론/ 수색용 드론 ‘K-블루아이폴리스’ 연내 30여대 출동!

“원주비행(원모양을 그리는 비행) 마스터 하셨어요? 까다로운 기술이죠”

지난달 18일 오후 6시30분이 되자 인천경찰청 지하에 위치한 체육관에 경찰들이 하나둘 모였다. 드론(무인항공기)조종을 연습하기 위해서다. 10여명의 경찰은 각자 드론을 꺼내 조종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삼각비행, 원주비행 등 서로 비행기술을 봐주며 드론 자격증 취득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인천경찰청 드론 동호회 플라잉폴 회원들이 드론 조종술을 연습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머지않은 미래, 치안유지에 드론을 활용할 날을 꿈꾸며 인천 경찰은 드론 동호회 ‘플라잉폴’을 결성했다. 드론 동호회 소식을 듣고 경찰이 삼삼오오 모여 지난해 25명이었던 동호회원은 현재 82명으로 불어났다. 이중 5명은 드론자격증을 취득했고 16명은 1차 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냈다.

동호회장 인천관광경찰대 음영배 경위는 “드론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공기관은 경찰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앞으로 지구대마다 최소 하나의 드론이 배치될 텐데 직접 드론 기본소양을 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찰 조직 내 ‘드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경남경찰청을 시작으로 인천, 일산동부서 등 드론 동호회가 잇따라 생기고 있다. 이들은 드론이 △실종자 수색 △테러예방 △교통관리 △순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리라 전망한다.

경찰청이 연내 투일할 수색용 드론 K-블루아이폴리스. 경찰청 제공

드론은 이미 실종자 수색을 위해 경찰, 해경, 소방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넓은 범위 지역을 빠르게 돌며 골든타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부산 영도구에서는 드론을 사용해 산속에 있던 80대 노인사망자를 발견했고 전남 완도에서도 드론으로 양귀비 재배지역을 단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산속 실종자를 찾기 위해선 수백명이 투입돼야 하지만 드론 몇 대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진도경찰서는 지난 2월 드론수색대를 발대했고 충북경찰청, 부산경찰 등도 실종자 수색, 단속 작업에 드론을 활용하기로 했다.

드론이 무기화하며 테러방지를 위한 드론 활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군사용 드론 시장이 커지는 만큼 드론 테러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미시간 공대는 적대적 드론을 포획할 수 있는 드론 개발에 나섰다. 이 드론은 적 드론 12m 이내로 접근해 그물망을 발사하는 식으로 테러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한국테러방지시스템도 대전 한밭체육관 운동장에서 안테나를 이용한 드론 테러 예방 시현을 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순찰과 교통관리역시 향후 드론이 담당하게 될 분야로 꼽힌다. 최근 한국도로공사는 민간과 협약해 명절, 휴가 기간 드론을 교통 단속활동에 활용했다. 중국 공안도 자체개발한 드론을 활용해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수색용 드론 ‘K-블루아이폴리스’를 30여대를 연내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자율비행 GPS를 탑재한 드론은 순찰을 돌며 관제실과 순찰차로 화면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5년간 농업, 경찰, 소방, 해경, 산업, 산림, 해양 등 공공분야 드론 2230여대를 보급하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드론전문가인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권희춘 사무총장은 “미국에는 총기가 든 사람을 자동으로 구별하는 드론이 등장했고 스위스에선 드론이 사람보다 등산로를 잘 찾는다는 연구도 있다”면서 “인공지능이 탑재된 경찰 드론이 범인과 실종자를 자동으로 찾아다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