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국내 언론과 진행한 첫 단독 대담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진행자인 송현정 KBS 기자의 대담 진행 태도와 방식을 두고 무례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일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통화에서의 뒷이야기를 전해주던 대목이었다.
진행자가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 방식 여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련된 통화 상황을 들려주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었다”며 “또 자신은 굉장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해달라고 했었다”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부분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서너 번 부탁할 정도였다”면서 “식량지원 방식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마저 말을 마쳤다.
이번 대담에서 문대통령은 한미 정상통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려고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갑작스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그 부분이 줄어들까 우려했을 정도로 준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담 중 진행자는 문 대통령의 말을 자주 끊거나 기습 질문을 던지기도 장면도 있었다. 야당에서 언급 하는 문 대통령을 대해 ‘독재자’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진행자는 “청와대가 주도해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처음 미소를 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 해법으로 패스트트랙이라는 해법을 마련한 것”이라며 “그 해법을 선택하는 것을 가지고 독재라고 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촛불 민심에 의해서 탄생한 정부에 지금 독재, 그냥 독재라고 하면 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 독재 그런 식으로 규정짓고 추정하는 것은, 참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는 “그렇게 (독재자라고) 부르지만 만나야 할 상대라고는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대담 중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언급하면서 진행자가 중간에 말을 자르기도 했다. 장관 문 대통령이 검증 실패를 부정하는 대목에서 진행자는 “그런 부분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또 문 대통령의 답변을 듣는 중 미간을 찌푸린 채 인상을 쓰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빗발쳤다. 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해당 진행자의 이름이 대담 직후부터 계속 1위에 머물고 있다.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최초 청원자는 “진행된 대담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사회자의 질문 태도는 불량스럽기 짝이 없고 시청자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 할만큼의 표정과 태도도 문제였다”라며 “대통령의 답변을 하는 중간 중간 답변을 다 끊어먹고 말을 막았다. 답변을 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사회자가 말을 하여 대통령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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