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예금 / 5대 은행 6월 잔액 629조3265억 / 저금리 불구 1월보다 3.9% 늘어
■ 금 / 지난 14일 1g당 5만1370원 기록 / 연초 비해 11%↑… 시장 개장 후 최고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정기예금과 금 등으로 몰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629조3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의 605조5474억원과 비교하면 23조7788억원(3.9%) 증가한 수치다. 2∼5월엔 각각 615조4124억원, 613조4614억원, 620조1614억원, 628조1044억원이었다.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바뀌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요 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앞다퉈 0.01∼0.20%포인트씩 떨어뜨렸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금리가 2%를 넘어서는 상품은 하나은행의 ‘N플러스 정기예금’(2.05%)이 유일하다.
1%대의 초저금리에 물가상승률(지난해 1.5%)까지 감안했을 때 수익을 내기 힘들지만 안전한 곳으로 자금이 계속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금은 금융기관의 파산 등으로 지급을 못받게 되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목적이 있는 자금은 일단 대부분 보수적으로 접근해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대체투자 수단이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14일 금시장에서 금이 2014년 3월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인 1g당 5만1370원(1돈당 19만2637원)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4만6240원)보다 11.1% 오른 수준이다.
금에 투자하는 금펀드의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13일 기준 금 펀드 11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03%에 달했다.
고소득층의 소비시장을 겨냥해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평가받는 럭셔리펀드의 수익률도 높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4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럭셔리펀드는 연초 이후 16.91%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테마형 펀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같은 기간 소비재펀드는 수익률이 14.46%였고 정보기술(IT)펀드(13.20%), 해외금융펀드(13.53%) 등이 뒤를 이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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