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되는 11월 하순 이전에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부당조치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할 수 있다’는 발언 직후 전해진 소식으로 협정 종결까지 3개월 남은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美 고위당국자 ”한국 생각 바꾸길 바래” AFP 통신 “지소미아는 북핵 위기시에 유용”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당국자는 취재진에게 “오는 11월22일까지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지소미아로) 돌아가려면 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또 “중국이 이 (지소미아 종료) 결과에 불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중국 입장을 강화하거나 적어도 (한미일)동맹 구조를 (북중 견제에 대한 군사 안보에 있어서)덜 위협적으로 만든다”고 분석했다.
지소미아는 한·일 사이에 체결된 최초의 군사협정으로 그 목적이 군사비밀정보를 교환하는데 있는데, 2016년 체결 당시 오바마 행정부에서의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협정이 체결됐다.
이는 당시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한 군사·안보적 견제책의 일환으로 체결 된 협정으로 특히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 공유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당국자는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한미일 간 견제 및 안보협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한국은 미국을 통해 여전히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하지만 또다른 미국 당국자는 그런 방식은 핵무장을 한 북한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AFP 통신은 “지소미아의 효력이 실제로 종료되는 11월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이 당국자는 일련의 일들이 청와대와 일본 내 인사들에 관련된 것이라면서 미국과는 관련이 없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靑 22일, 양국 신뢰관계 훼손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 日 강한 반발
앞서 청와대는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했으며 그 이유로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소식을 23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일본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한-일 관계와 관련한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당국 간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종료 소식에 일본 각료들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냈는데,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23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데 대해서 “실망했다”며 “현재 지역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일-한, 일-미-한 연계는 계속 중요하며, 한국 쪽에 재고와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서 “단호히 항의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으며, 담화 발표 전인 당시(22일) 오후 9시30분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했다.
◆美 고위급 당국자 韓지소미아 파기 이후로 ”실망했다, 韓美日 안보협력 중요한데…”줄줄이 우려 표명
특히 최근 한국을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등 주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지소미아 협정 연장을 주장 했기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측 핵심 관계 인사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24일(현지 시간) 하원 외교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성명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들 간에 어렵게 체결한 지소미아의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도 지난 22일 트위터에 ‘지소미아를 탈퇴하겠다는 한국의 결정으로 한·일 간 정보 공유에 대한 미래가 의심스러워진 것에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우리는 실망했다”며 “우리는 (한-일) 두 나라 각각이 관여와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과 한국의 공동 이익이 중요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것은 미국에게도 중요하다”며 “우리는 두 나라가 각자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일(22일) 미 국방부 이스트번 대변인은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가 일본과의 지소미아 갱신을 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일 관계의 다른 분야에서 마찰에도 불구하고 상호 방위와 안보 연대의 완전한 상태가 지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했다.
◆이낙연 ”지소미아 3개월 남아, 일본 부당조치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검토할것” 日 아베 ”韓 신뢰관계 훼손”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지난 27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라며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로 다시 지정하면 정부 결정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분석 됐다.
이 같은 이 총리 발언에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이 의지만 있으면 연장이 가능하단 취지로 “이 총리가 언급한 종료 철회에 대한 규정은 현재 근거 조항이 없는 게 맞는다”면서도“두 나라간 외교 조약이기 때문에 외교적 협의만 이뤄진다면 재조정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지소미아 종료 직후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위 사진)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국이 지소미아 종료 등 국가와 국가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한국 측이 한일 청구권협정에 대한 위반을 방치하고 있다”고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비판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