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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환경의 날’이 던진 강력한 메시지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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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08 10:00:00 수정 : 2023-11-28 22: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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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 당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했는데, 해마다 6월5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인류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2개월 이상 계속된 아마존 화재에 이어 작년 9월∼지난 2월 지속한 호주 대산불, 그리고 2019년 12월에 시작해 6일 기준 전 세계에서 667만2811명의 확진 환자와 39만40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그야말로 지구촌은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환경 재난과 질병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감염병을 비롯한 질병 위기의 원인 상당수는 인간의 인위적인 자연 훼손에서 시작됐다는 게 과학계의 지적이다. 최근 잇달아 발발하는 환경 재난과 감염병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지구환경과 그린 라이프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때마침 국제 환경 기준인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플라스틱 쓰레기 저감 가이드라인)가 지난주 발표돼 국내외 기업의 친환경 지속 가능성을 고무하는 한편 소비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구환경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 중 하나인 플라스틱 소재 용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플라스틱과 비닐 봉지,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 석유 가공제품들은 대부분 토양과 해양에 버려져 지구 온난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기상학회(AMS)와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2018년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 등 3대 온실 가스의 방출이 증가했는데, 그해 버려진 플라스틱과 비닐의 수량이 급증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플라스틱은 생산량의 99%가 천연 화석연료 기반이며 제조 과정에서 메탄 등과 같은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현재 전 세계가 해마다 생산하는 플라스틱 양은 3억3000만t이며, 이는 지구상 전체 인구 무게의 합과 거의 동등하다. 그리고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생산된 약 83억t은 미국 뉴욕의 맨해튼을 3.2㎞ 깊이로 묻어버릴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생산된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이 불과 9%에 그치고 있으며, 79%는 그대로 폐기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050년까지 폐기되는 플라스틱은 약 120억t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중 약 1200만t은 해마다 바다로 흘러가 잘게 쪼개진 뒤 세밀한 미세 플라스틱 덩어리가 된다. 이렇게 현재 해양에는 약 5조개의 플라스틱이 퍼져있다. 지구를 약 400바퀴 감을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이들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자원에도 깊숙이 침투하여 결국 수산물을 섭취하는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석유화학 소재 제품은 온난화뿐만 아니라 이처럼 지구 환경에도 매우 막대한 피해를 준다.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8년 석유로 만들어진 화학 쓰레기와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모이는 곳은 아시아·태평양이며, 해양뿐만 아니라 바다를 둘러싼 연안 국가의 환경 오염도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국가에서만 날마다 100만t 이상의 화학 쓰레기와 플라스틱 오염물질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환경 오염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소속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약 13억달러(한화 1조42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132.7㎏으로 전 세계에서 1위이며, 연간 소비하는 일회용 컵 및 페트병이 257억개, 일회용 빨대가 100억개, 일회용 비닐 봉투는 211억매에 이른다. 2017년에만 국내에서 쓰인 비닐 봉지가 235억매로 이는 한반도의 70% 덮을 수 있는 양이다. 

 

온라인 기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는 세계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가장 많이 오염된 지역 2위와 3위를 각각 인천과 낙동강 하류로 지목했으며, 그런 탓에 한국은 석유화학 소재 이용으로 가장 오염된 해안을 가진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2020 GRP’는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는 한편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전체의 플라스틱 오염과 그 심각성을 다양한 데이터로 경고하고 있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온실 가스의 저감 등을 위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담긴 국제적 지침을 함께 제시해 국내외 500여 기업에 새로운 환경 기준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구를 지키는 노력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네 편, 내 편도 있을 수 없다. 오직 ‘우리 모두’만 있을 뿐이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에 각국은 다양한 메시지를 발표했는데, 핵심 내용은 모두 같은 문장이었다. “이제는 이견을 좁히는 걸로 부족합니다. 우리 모두 같은 생각으로 행동에 옮겨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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