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경을 성폭행하고 신체를 촬영해 유포한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자 경찰청이 해당 경찰관에 대해 중징계 처분할 것을 지시했다.
24일 전북지방경청에 따르면 경찰청은(본청) 성폭력범죄처벌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 등의 혐의를 받는 A순경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내릴 것을 지시했다. 성폭행 등 성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경찰청에서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징계 지시를 내리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관할 경찰서는 이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A순경은 경찰청이 중징계를 지시함에 따라 최소 정직 이상의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A순경이 속한 전북 지역 한 경찰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인사상 처분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관 성범죄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 성범죄를 저지른 만큼 (경찰) 직을 유지하는 처분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A순경은 2018년 8월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던 여경 B씨를 힘으로 제압해 성폭행하고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당한 피해자는 피고인과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동료들 사이에 불미스러운 소문이 날까 봐 심적으로 힘들었으면서도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건이 알려지기까지 15개월 동안 힘든 세월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사건 이후 태연하게 지낸 것을 합의에 의한 성관계 증거로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억압해 강간을 저질렀다고 봐야 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동료들에게 자랑삼아 피해자와 합의로 잠자리를 한 것처럼 말한 명예훼손 부분은 피해자에게 강간 못지않은 치명적인 상처를 안기고,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A순경은 1심 판결에 대해 사진 촬영과 유포는 인정하면서도 “성관계는 합의로 이뤄졌다”며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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