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에서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워싱턴 타임스(WT)는 29일(현지시간) 승자로 바이든을 꼽았다. 현재 77세의 고령 후보자인 바이든이 토론 내내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았고, 눈을 부릅뜨며 흥분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승자라고 WT가 평가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첫 토론이 혼돈의 연속이었고, 정치 지도자들이 통제 불능의 사태로 치달았으며 그런 측면에서는 트럼프가 이기는 게임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WT는 ‘어릿광대’도 승자로 지목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어릿광대(clown)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특정 후보를 어릿광대라고 부른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어릿광대가 승자라는 게 이 신문의 주장이다. 기후변화 환경 운동가들도 승자에 속한다고 이 신문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는 달리 이날 토론에서 인간이 환경 오염의 주범 중 하나이고,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WT가 강조했다. 미국 내 불법 체류 외국인도 승자라고 이 신문이 주장했다. 이번 토론에서 불법 이민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WT는 이번 토론의 패자로 사회자인 폭스 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를 꼽았다. 월리스는 토론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불공정하게 대함으로써 트럼프 지지자의 불만을 야기했다고 이 신문이 주장했다. 월리스는 중립적인 심판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이 신문이 평가했다. 대선 TV 토론도 패자로 꼽혔다. 이번에 토론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극도의 혼란상을 노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도 패자로 지목됐다. 이번 토론회 참석자 중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도 패자로 분류됐다. 바이든은 헌터의 약물 복용 전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 아들을 변호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WT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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