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건조증·습진·건선 환자 늘기 시작
가려움증 동반… 긁을수록 상태 더욱 악화
실내 적절한 습도 유지 증상 완화에 도움
가습기 틀거나 빨래 너는 것도 한 방법
보습제 꾸준히 발라 수분 보충해줘야
‘피부건조증’은 건조함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피부의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피부에 수분이 정상의 10% 이하로 부족한 상태를 가리키며, 임상적으로는 약간의 붉은 반점과 열창이 있으면서 비늘을 보이고 표면이 거친 피부 상태를 말한다. 피부건조증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팔, 다리의 바깥쪽, 허리띠나 양말의 고무줄이 조이는 쪽이다. 이런 부위는 목욕 시 타월로 비비거나 옷자락 사이로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부분, 또는 고무줄에 의해 마찰을 많이 받는 부분들이다.
일반적인 피부건조증 치료는 각질층의 수분 손실을 최소로 하면서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샤워나 목욕을 통해 수분을 직접 피부에 공급해 주는 것도 좋다. 다만 공급된 수분을 계속 유지할 능력이 없으면 샤워나 목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 보습인자와 각질층의 지질, 피지 등을 씻어내어 피부는 더 건조하게 한다. 따라서 피부의 수분과 지질 성분을 유지하기 위해 때를 밀어 억지로 각질층을 제거하지 않는 게 좋다. 과도한 세정과 비누 사용을 줄이고,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적절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건조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피부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건성 습진’ 또한 피부가 건조해져서 생긴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층의 수분 함량이 적어져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생기게 된다. 팔과 다리에 이런 현상이 잘 생기는데, 이때 긁거나 자극을 주게 되면 피부가 더 많이 손상돼 더욱 나빠진다.
건성 습진이 생겼을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습진을 가라앉힐 수 있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도포한다. 보습제 등을 사용해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건성 습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욕할 때 주의해야 한다. 욕조 물속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고 비누 사용 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좋다. 때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사우나 횟수도 줄이고 샤워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은 피부 건조 때문에 악화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지만 면역반응 이상에서 찾고 있다. 여름의 습도와 열기가 사라지면서 건조해진 대기도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킨다. 건선 역시 건조해진 가을에 심해진다.
피부건조증, 건성 습진,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은 공통으로 가려움을 동반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가렵다고 긁으면 안 된다. 긁으면 가려움증을 더욱 유발해 긁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가려운 부위에 집중적으로 보습제를 바른다든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게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걸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피부를 자극하는 모직물이나 털옷, 너무 꽉 끼거나 조이는 옷은 피한다. 피부 자극이 적은 면 옷을 추천한다. 잘 때 전기장판 등 난방기 사용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체온이 올라가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음주나 흡연도 피부 가려움증과 건조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증세를 완화할 수 없으면 피부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피부과에서는 치료제로 부신 피질 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나 로션을 주로 사용한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먹는 약을 투여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어떤 환자들은 연고나 로션을 바르기 전에 꼭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개의 피부 외용제는 덧붙여 발라도 지장이 없다”며 “피부건조증의 경우 피부를 자주 씻는 것 자체가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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