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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뇌(장 미셸 우구를리앙, 임명주, 나무의마음, 1만6000원)=프랑스 출신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심리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대뇌피질을 ‘첫 번째 뇌’, 대뇌변연계를 ‘두 번째 뇌’로 명명하고, 거울신경세포는 ‘세 번째 뇌’라고 이름 짓는다. 이 중 거울신경세포가 타인과의 관계 구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모방 욕망의 이면에 숨겨진 관계 심리학을 들려준다. 저자는 “인간은 타인의 움직임뿐 아니라 그 목적과 의도, 욕망까지 ‘모방’한다”며 거울신경세포 발견으로 신경심리학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거울신경세포는 상대방의 특정 움직임을 관찰할 때와 그것을 따라 할 때 활성화하는데, 이로 인해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그 의도를 파악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좀 칭찬해줄래?(이동귀 외, 타인의사유, 1만4800원)=그간 학술적으로 주로 다뤄지거나 외국 교양서에 의존해온 인정 욕구에 대해, 국내 최고의 상담 심리학자들이 고민과 경험을 담아 대중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심리 교양서이다.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갈등과 마음의 상처는 많은 경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는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곤 한다. 일, 가족, 연애, 친구 등 내 삶을 둘러싼 모든 면이 마찬가지다. 사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나날이 커지는 인정 욕구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심리학적 해법이 잘 담겨 있다.

풍요중독사회(김태형, 한겨레출판, 1만6000원)=끝이 없는 위계 속에서 불안을 방어하고,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다 풍요중독자가 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사회비평서다. 책은 우리가 각종 불화와 혐오심리에 시달리는 병리적 풍요-불화사회에 살고 있다고 진단하고, 여기에서 벗어나 물질과 정신건강이 대등하게 보장된 풍요-화목사회 시민이 되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한국이 ‘풍요의 역설’을 비켜 가지 못한 이유, 갑질 심리가 도미노처럼 번지는 이유, 거주지 분리 시대에 살아가는 한국인의 심리 등을 다룬다. 아울러 코로나19와 분열 사회의 두 가지 얼굴은 무엇인지, 오늘날 분노형 범죄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엇이며 일할 맛이 실종되고 활력 상실 사회가 된 배경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오스카르 아란다, 김유경, 동녘, 1만5000원)=바다거북 파수꾼으로 알려진 멕시코 생물학자가 책장 깊숙한 곳에 사는 좀부터 잔혹한 킬러로 오해받는 범고래까지 야생의 다양한 동식물들을 관찰하고 쓴 에세이다. 저자는 멕시코 바다와 스페인의 숲 등을 누비며 마주친 야생의 얼굴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주목도가 높은 포유류뿐 아니라 파충류와 곤충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인다. 책에는 저자가 헌신했던 바다거북 보호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이 일에 뛰어들게 된 이유, 가죽이 벗겨지기 직전 바다거북을 구하고 새끼 거북의 탄생을 지켜본 이야기, 12년의 활동을 접고 스페인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이 담겼다.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백상경제연구원, 스마트북스, 1만8500원)=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교육청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400여 개 강좌 중에서도 권장할 만한 열 가지를 골랐다. 신화·철학·문학에 이어 미술사·스토리텔링·영화·환경·인공지능 등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한 주제를 담았다. 내가 누구인지를 문학적으로 풀어낸 ‘자아의 발견과 문학’, 철학의 본질을 찾아가는 ‘철학하는 삶이란?’, 고전문학과 영화를 비교하는 ‘원작과 함께 영화 읽기’,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새로운 접촉 문명, 온택트 시대’ 등이다.

매우 혼자인 사람들의 일하기(김개미·황치영 등 12명, 글항아리, 1만3500원)=비대면 시대에 남들보다 덜 우울하고 더 잘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만의 리듬대로 읽고, 쓰고, 일하고, 타인을 만난다. 혼자일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냈고, 자기 자신을 더 잘 들여다봤으며, 타인과의 관계도 탄탄하게 유지했다. 시인, 작가, 디자이너, 번역가, 광고기획자, 연극배우, 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공저자들은 “혼자서는 경쟁할 수 없지만, 혼자 있으면 경쟁력이 생긴다”며 일상에서 비대면 고효율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법들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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