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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한파·강풍·폭설로 전국 '교통마비'…동파 등 피해 속출

입력 : 2021-01-07 13:42:44 수정 : 2021-01-07 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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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여객선 차질, 도로 통제 잇따라…전국 대부분 한파특보
제주 57년 만에 한파경보…내일까지 혹한에 눈 이어져

7일 신축년 새해 벽두부터 전국에 몰아친 북극발 한파에 폭설과 강풍이 덮쳐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빙판길을 이룬 도로는 물론 폭설과 바람에 항공기,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차질을 빚어 극심한 교통 불편이 이어졌다.

각 지자체에서 1만7천여 명이 동원돼 긴급 복구에 나섰고 혹한의 추위에 선별진료소는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농촌마을은 아직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최강한파와 맞서는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한랭질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수도계량기 274건, 수도관 7건 등 동파 피해도 잇따랐고 도로는 전남 5곳, 경남 4곳, 충남 3곳 등 모두 18개 노선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내일은 날씨가 더 추워지고, 서해안과 섬 지역에 폭설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광주·전남 곳곳에 대설·한파·강풍 특보가 발효된 7일 광주 북구의 한 공사장의 가림막이 폭설과 강풍에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 하늘·바다·육지 곳곳 통제…낙상·동파 피해도 속출

기압골의 영향으로 밤사이 중부지방과 전라권·경북 내륙·경남 서부 내륙·제주도 등지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항공기와 여객선 결항이 잇따랐다.

특히 전날 밤부터 빙판을 이룬 출근길은 아침까지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에 시민들은 극심한 교통 불편을 호소했다.

춘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손모(45·근화동)씨는 "평소 이날 오전 7시에 집을 나서지만, 수도권에 폭설이 내려 2시간가량 앞서 출발했다"며 "주요 도로는 새벽 사이 제설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면도로의 경우 빙판길을 이루고 있어 출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광주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원효사 7㎞ 구간의 도로가 통제 중이며 시내버스도 19개 노선(단축3, 우회16) 129대가 단축 또는 우회 운행 중이다.

전남 구례 성삼재(16km), 진도 두목재(1.5km) 등 급경사의 도로가 빙판길에 통제됐고, 부산 황령산 순환로 6㎞ 구간도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7일 서울 한 아파트 주차장. 연합뉴스

대전과 충남에서는 전날 밤부터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눈길에 갇힌 신고가 12건이 접수됐다.

버스가 일부 구간을 운행하지 못하는 등 10여 개 노선버스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또 오전 7시께 충남 공주시 신풍면 당진∼영덕 고속도로에서 당진 방향으로 가던 5t 화물차가 눈길에 넘어져 이 일대 교통이 통제되면서 극심한 혼잡도 빚어졌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충남지역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만 20여 건의 눈길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눈이 내린 경기지역도 오전 9시까지 소방재난본부를 통해 교통 불편 관련 대민 지원 활동을 20여 건 벌였다.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난 오전 10시를 넘어서도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차들의 거북이 운행이 이어지면서 혼잡은 여전한 상황이다.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하늘길과 바닷길도 대부분 끊겼다.

제주국제공항에는 눈이 쌓이고 강한 바람이 불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져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43편(출발 20, 도착 23)이 결항했다.

이후 눈과 바람, 저시정으로 인한 결항편과 지연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의 모든 항로(55항로 85척)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고, 인천과 인근 섬을 잇는 12개 항로 중 백령도∼인천 항로의 바닷길도 통제됐다.

눈길과 강풍에 인명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까지 광주에서는 낙상 사고가 8건, 부산에는 빙판길 낙상 사고로 5건의 구조요청이 들어오는 등 각 소방본부에 신고가 이어졌다.

강풍 피해도 잇따라 옹진군 영흥도에서는 한 상점 간판이 떨어졌고, 부평구 청전동 한 공사장 펜스가 넘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4건 발생했다.

인천 강화도 일부에는 전날 오후 11시 54분부터 1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끊겨 난방기기나 보일러 등을 사용하지 못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밖에 전국 도로 곳곳에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와 크고 작은 추돌사고가 이어졌다.

7일 서울 사당역 인근 도로가 밤사이 내린 눈으로 차량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지역의 경우 눈길 교통사고와 보행자 미끄러짐 사고는 10여 건으로 10명이 경상을 입었고, 인천에서는 빙판길에 행인이 미끄러지거나 차량끼리 추돌하는 사고가 10건 발생했다.

◇ 설악산 체감온도 48.2도 '기록적 한파'…내일 추위 절정

이날 강원 영서와 산지, 경기 북부 아침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갔고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기온은 영하 25도 안팎까지 뚝 떨어졌다.

아침 기온이 영하 29.4도까지 떨어진 설악산의 체감온도는 영하 48.2도까지 곤두박질쳤다.

인제 향로봉 영하 26.2도, 철원 임남 영하 25.6도, 경기 포천 선단동 영하 19.5도, 대관령 영하 19도, 양주 백석 영하 18.6도, 연천 미산 영하 18.5도, 파주 판문점 영하 17.6도 등을 기록했다.

경기 남동부·충남 북동부·충북·경북 북부 내륙은 영하 15도 이하로, 중부지방과 전북·전남 북부·경북 남부·경남 북서 내륙은 영하 10도 이하로 최강한파가 이어졌다.

특히 제주도 산지에는 1964년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중부지방과 전북, 전남 북부, 경북권, 경남 서부 내륙에는 한파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인천 등 경남, 전라 등 전국 곳곳에는 강풍특보까지 내려졌다.

칼바람까지 더해진 매서운 추위로 동장군이 맹위를 떨쳐 전국 곳곳에서 사투가 벌어졌다.

출근길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종로구청 관계자가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해 입김이 보이지 않았지만, 신호를 기다리는 도로의 차들은 흰 연기를 내뿜었다.

강추위로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앞 유리창에 낀 성에 탓에 일부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어지기도 했다.

경남 마산어시장과 춘천 번개시장 등 새벽부터 장이 서는 시장의 상인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거나 고무장갑을 낀 손을 더운물에 녹여가며 추위를 녹이는 모습이다.

쉬지 않고 흐르던 강물은 동장군 위세에 꽁꽁 얼어붙었고, 가옥 처마 끝마다 대형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축산농가는 이른 아침부터 축사에 스며드는 찬바람을 막거나 추위에 약한 송아지를 위해 온열기를 켜는 등 방한 대책에 힘을 쏟았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도 영하 13도에서 영하 3도로 한낮에도 매우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중소기업지원센터 삼거리 부근이 정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또 8일까지 서해안과 전라 서부, 제주도 산지에 10일 오전까지 눈이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 서해안, 전라권, 제주도, 울릉도·독도 5∼20㎝, 전라권 서부와 제주도 산지 등 많은 곳은 30∼50㎝ 이상으로 예보했다.

수도권 남부 서해안과 충청권 내륙, 서해5도 등은 3∼10㎝, 경기북부, 강원, 수도권과 전남 동부 남해안, 경북 내륙, 경남 서부 내륙은 1∼5㎝의 눈이 내리겠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적설량은 제주 어리목에 46.2m의 눈이 쌓인 것을 비롯해 울릉도 25.8cm, 임실 20cm, 김제 19.3cm, 임실 18.7cm, 순창 17.1cm, 평창 면온 16.6cm, 과천 15.6㎝, 세종(전의) 14.7cm, 장성 14.6cm, 정읍 13.8cm, 담양 13cm, 논산 11.6cm 등을 기록 중이다.

기상청은 폭설과 한파에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으니 면역력 저하와 한랭질환 예방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눈이 오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매우 짧아지고, 많은 눈이 쌓이거나 얼면서 빙판길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보행자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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