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을 사랑하는 애향심을 잊지 않고 정치에 임하겠습니다.”
생전에 ‘박치기왕’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고(故) 김일(1929∼2006년) 선생의 외손자 박선준(사진·42)가 8일 전남도의원에 당선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 고흥군 제2선거구 전남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박 후보는 김일 선생의 외손자로 고향인 고흥에 내려와 사업을 시작하다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고흥에서 태어난 박 후보는 초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갔으며 요리를 전공한 뒤 2004년에 아버지가 하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귀향했다.
김일 선생에게는 9명의 손자가 있는데 유일하게 박 후보만 고향인 고흥에 남았다. 박 후보는 “‘박치기왕’으로 존경을 받는 외할아버지가 항상 자랑스러웠다”며 “외할아버지는 레슬링뿐 아니라 이웃과 고향을 늘 생각하시는 정말 멋진 분이셨다. 외할아버지의 고향인 고흥에 내려와 살면서 항상 할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할아버지는 항상 친구처럼 손자들과 놀아주셨다”며 “요리를 전공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할아버지를 모셔서 식사를 대접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외할아버지를 항상 존경했던 박 후보지만 고흥에서 일을 하느라 정작 할아버지의 임종은 지키지 못했다. 박 후보는 “2006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제가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했을 때 돌아가셔서 교감을 자주 못 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는 “누구보다 당선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을 것이다”며 “외할아버지가 생전에 고흥 금산에 전기를 놔달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것처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흥=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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