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1일부터 시작한 7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분이 부족한 탓이다. 각 자지체마다 접종 일정을 늦추고 있으나 정부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돼 있다고 거듭 밝혔다.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지난 1일부터 전국 49개 지역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상은 1946년 12월31일 이전에 태어난 350만8975명이 대상이다. 고령층 접종은 일반인의 신뢰성이 더 높은 화이자 백신이 사용된다.
화이자 백신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자체별로 동의서를 회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시와 시내 16개 구·군청에 확인한 결과, 일부 예방접종센터의 화이자 백신은 2~3일분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 수영구, 서구는 이날 백신이 소진돼 더 이상 접종 업무를 못 보게 됐다. 부산 시내 지자체 대부분이 다음 달 2일까지만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접종센터를 개소한 부산진구와 남구는 22일 2차 접종을 시작했고, 지난 8일 개소한 금정구와 북구는 전날 시작했다.
전날 지자체들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과의 화상회의에서 백신 공급 요청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부산시 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자치구 5곳 중 3곳도 5월 초 일시적인 접종 중단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29일 방역당국이 당초 계획된 화이자 백신 물량의 절반만 공급한다고 통보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도시뿐 아니라 경남 일부 군 단위 지역에서도 1차 접종 중단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속도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은 전날 0시 기준으로 국내에 총 211만7000회분이 도입돼 144만3090회분이 접종에 쓰였다. 남은 양은 약 67만 회분이다. 최근 하루에 약 15만 회씩 접종이 이뤄지는 걸 감안하면 4, 5일분밖에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화이자 백신 75세 이상 어르신 접종에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어 있지만, 매주 나눠서 국내 도입되고 있다”면서 “전체 목표 달성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또 “현재 4월에 1차 접종에 집중해 화이자 2차 대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신규 1차접종 추가 예약 자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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