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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진석 추기경 마지막 길… 끝내 눈물 흘린 염수정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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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1 15:00:00 수정 : 2021-05-01 14: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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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선종한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에서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일 명동성당에서 염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고인의 장례미사를 거행했다. 제단 앞에는 환하게 웃는 정 추기경의 영정과 삼나무관이 자리했다. 제대 양쪽엔 고인의 사목표어이자 묘비명인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 적힌 펼침막이 장식됐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 나서 “교회의 큰 사제이자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참 슬프고 어려운 일”이라며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제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참 허전하다’고 하시던 정 추기경님의 말씀을 저도 깊이 더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저도 마음으로 정 추기경님을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뵙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놨다. 염 추기경은 침착함을 지키려했지만, 강론이 적힌 용지가 떨렸다. 한동안 말을 못 잇던 염 추기경은 코끝에 맺힌 눈물을 훔친 뒤에야 다시 강론문을 읽어내려갔다. 

 

정 추기경 보다 12살 아래인 염 추기경은 2012년 정 추기경의 뒤를 이어 서울대교구장을 맡았고 올해 2월 위중한 정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드리는 등 고인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다.

지난 27일 선종한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신도들이 보는 가운데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님께서는 당신의 사목표어인 ‘모든 이에게 모든 것’처럼 인생을 사셨다”며 “정 추기경님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늘 강조하셨고 마지막 말씀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을 버릴 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역사를 우리에게 당신의 삶으로 보여 주셨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하느님의 뜻인지 분명히 알려주셨다”고 덧붙였다.

 

다른 신도들 역시 이날 정례미사 도중 성호를 긋거나 눈물을 지으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장례미사는 2시간5분 동안 진행됐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명동성당 대성전 안에는 230명만 입장 할 수 있었지만 대성전 옆 문화관 꼬스트홀, 명동성당 옆 영성센터 강당, 바깥쪽 뜰에서도 장례미사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28∼30일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4만6000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문에는 문재인 대통령·김정숙 여사 외에도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과 공동 회장단 등 각계 인사와 일반 시민이 참여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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