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37)를 집요하게 괴롭혀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9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4개 아이디를 이용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남자와 여관에서 뭐 하고 있느냐'는 등 배씨를 향한 수백 개의 악성 댓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고양이를 키우는 배씨에게 설치류의 한 종류인 햄스터를 선물하고 싶다고 연락했으나 답을 받지 못하자 배씨의 고양이가 햄스터를 잡아먹는 만화를 그려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배씨가 출연하는 뮤지컬과 연극 공연장으로 여러 차례 찾아가 접촉을 시도하는 등 협박을 일삼거나 자신의 책 출간을 이유로 돈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씨는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도 배씨에게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다', '합의금 1000만원이면 되겠냐'는 등 조롱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처음에는 좋아해서 그랬고 단순히 팬심이었다"면서도 "자꾸 하다보니 장난이 심해졌다. 이런 행동이 범죄가 되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씨 측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달고 돈을 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며 "피해자의 연극 공연을 방해하고 모욕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이런 사정을 참작하면 형을 올리지는 않더라도 1심의 판단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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