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공개토론회서 나온 발언…저급한 막장 토론”
박용진 “위트로 해야 될 얘기를…본선이면 망하는 것”
이낙연 “진솔하고 겸손한 소명 있었으면 하고 바라”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 토론 과정에서 나온 이재명 경기지사의 ‘바지’ 발언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쉽게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 지사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지사가 전날 ‘여배우 스캔들’ 해명 요구에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참 민망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공개 토론회에서, 그것도 유력 후보라는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대로 인용하기도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추행 전문당이라는 저잣거리의 비아냥이 무색할 만큼 민망한 일이고, 저급한 막장 토론이 아닐 수 없다”며 “권력에 취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문재인 정권 후예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경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그런 얘기를, 이게 이런 식의 태도, 위트로 해야 될 얘기를 그냥 정색을 하고 바지발언으로 가버리게 되는 이런 일은 본선에서 있었으면 이게 폭망각이다.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끼리 스파링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냥 뭐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아침에 조간 보니까 이게 다 헤드라인으로 올라가 있던데, 그러니까 이런 토론 자세, 본인에게 불리하거나 불쾌한 일이 있더라도 이렇게 (위트있게) 대답하시고 하셔야 되는데 예전에도 왜 곤란한 질문하니까 인이어 빼서 집어던지고 생방송 중에 방송 연결 인터뷰 중에 가시는 그런 모습으로 대통령의 태도를 가져가시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거는 전 지적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좀 더 진솔하고 겸손한 소명이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제의 ‘바지’ 발언은 전나 TV토론에서 나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를 향해 “대통령의 덕목 중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 이 후보에 대한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위 ‘스캔들’ 해명 요구에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스캔들’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 지사와 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 논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제가 혹시 바지를 한번 더 내릴까요”라고 발끈했다. 앞서 김부선씨는 2018년 이 지사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실제로 봤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지사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 검증을 받은 후 의료진으로부터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지난 2008년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른 배우 나훈아씨가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라며 바지를 반쯤 내렸다가 올린 장면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후 이 지사는 당황하는 정 전 총리에게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역공했다.
이 지사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토론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질문에 “뭐 어떻게 하겠나. 앞으로 그런 질문 하지 말라. 인터넷 치면 다 나온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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