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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인상… 기준금리 1% 시대, 여신·수신 금리도 따라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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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5 15:30:00 수정 : 2021-11-25 15:35:50
조희연·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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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해 들어서 0.50%p 올라… 차주들 부담 가중
전문가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전망”
은행들,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예·적금 금리 올려

기준금리가 한 계단(0.25%포인트) 더 오르며 여신∙수신 금리도 따라 오를 전망이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한편,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고 예적금 수요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에 이어 또 한번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0.50%포인트 올라가게 됐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 9월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2020년말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 1인당 이자부담 규모로는 2020년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늘어나는데, 특히 고소득자(381만원→424만원)와 취약차주(320만원→373만원)의 이자부담이 급증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올해 가계대출 금리가 1.03%p 상승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액과 연체금액은 각각 17조5000억원, 3조2000억원씩 늘어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기준금리인상·물가불안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한경연은 지난 2008년 1분기∼2021년 2분기까지의 분기자료를 이용해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계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대출 금리가 가계대출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기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각 1% 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금리는 각각 1.13%포인트, 0.35%포인트 상승하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20%포인트, 0.06%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러한 분석결과를 기초로 최근의 기준금리 인상과 소비자물가 급등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가계대출 이자부담과 연체액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정했다. 그 결과, 기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동반상승으로 가계대출금리가 1.03%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17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지난해 기준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1174만 가구 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증가하는 이자부담액은 연 149만1000원이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금리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양질의 민간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증진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앞선 가계대출 규제와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부동산 구매심리를 제약하고, 주택 거래량을 더욱 감소시킬 전망이다. 여기에 11월초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내년 중반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내년 상반기 국내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또한 내년 1월과 7월 차주별 DSR규제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따라서 금리인상과 여신축소가 가계 이자부담 및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키고 수요자의 위험선호 약화로 이어져 결국 부동산 구매수요 위축과 자산가격 상승 둔화, 거래량 감소를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이자부담과 대출한도 축소가 동반되며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는 감소하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매수요가 감소하면 일부 수요는 임대차로 옮겨가며 전세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 현상이 심화하고,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하는 것처럼 금리 인상 부담까지 전가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틈을 타 은행권이 대출금리만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올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감원이 은행들의 금리 산정방식을 검토하겠다며 은행들을 압박한 바 있는데, 이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이날 26일부터 가입하는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0.40%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영업점 창구뿐만 아니라 인터넷·스마트폰 뱅킹 등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2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앞에 예금금리 행사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최고 연 1.15%에서 최고 1.45%로,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최고 연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최고 연 2.05%로 인상한다.

 

3개 입출식 통장 상품의 금리는 0.10%포인트∼0.15%포인트 올린다. 입출식 통장은 기존 가입 고객에도 적용되고, 시행일로부터 첫 이자 결산일 이후인 내달 18일부터 적용된다.

 

하나은행도 수신 금리를 0.25∼0.4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26일부터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한 금리를 0.30∼0.40%포인트 인상하고 오는 29일부터는 7개 적립식 예금 상품과 6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

 

우선 26일부터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한 금리를 인상한다. ‘하나의 여행’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70%로, ‘하나원큐’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30%에서 연 2.60%로 상향 조정된다. 오는 29일부터는 ‘도전365’ 적금 등 7개 적립식 예금 상품과 ‘3·6·9’ 정기예금 등 6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


조희연·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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