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후보 리더십·자질 부족이 根因
비장한 각오 없으면 재건 불가능
국민의힘이 선대위 전면 해체, 의원 전원 당직 사퇴를 선언하며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멈추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어제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6명의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지도부 대부분이 사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새시대준비위원장도 물러났다. 국민의힘은 “의원 모두는 이제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도 분출되기 시작했고, 최고위원 추가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와중에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대상에 포함했다가 선대위가 이를 번복하는 등 혼선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도저히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윤 후보가 더 큰 하락폭을 보이는 바람에 양강의 격차가 커졌다. 일부 조사에서는 양자 지지율이 약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30세대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이 후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다. 국민의힘이 지금 정권교체 운운하는 것은 언감생심인 지경에 이르렀다.
선대위 전면 개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의힘 위기의 본질은 윤 후보에게 있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비친 윤 후보의 이미지는 무지와 오만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도 갖추지 못했고, 부인 김건희씨 허위 이력 기재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대충 뭉개고 지나가려고 했다.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오죽하면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70%가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답을 했겠나. 선대위도 바뀌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윤 후보부터 환골탈태해야 한다. 윤 후보는 앞으로 남은 기간 제1야당 대선후보로서의 리더십과 비전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윤 후보는 ‘후보의 뜻’을 내세워 호가호위했던 인사들,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측 핵심 관계자)도 완전히 물러나게 해야 한다. 윤 후보는 “새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절체절명의 시험대에 오른 만큼 원점에서부터 새 판을 짠다는 각오로 선대위 재건을 서둘러야 한다. 또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낮은 자세로 유권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 대표도 당 선거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인 만큼 내부총질을 멈추고 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국민의힘에게 더 이상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시간은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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