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멸공’ 관련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일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혀를 찼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리스펙’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 부회장은 9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넘버원 노빠꾸’라는 글자 장식이 꽂힌 케이크 사진을 올리면서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를 위협하는 위에 있는 애들(북한)을 향한 멸공”이라며 “날 비난할 시간에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 그게 바로 국민들이 바라는 대화합”이라고 적었다.
또 그는 한자로 직접 ‘사업보국, 수산보국’을 쓰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공유했다. 사업보국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창업 이념으로, ‘기업을 일으켜 국가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정 부회장의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등 해시태그도 달았다.
윤 후보는 자신의 공약 플랫폼인 ‘위키윤’ 내 ‘AI 윤석열’을 통해 이마트 장보기 후기를 묻는 유권자에게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멸공! 자유!”라는 글을 적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멸치, 약콩, 자유시간 등을 구매하는 사진을 올리고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 떡볶이까지 (샀다)”라며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 공산주의 국가밖에 없을 텐데. 멸공! 자유!”라고 적었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영덕대게 등의 사진을 올리며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 나는 요리 구상해봐야겠다”라며 ‘대게수호, 꽃게수호, 멸공’ 해시태그를 달아 화답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글을 올려 정 부회장을 ‘저격’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캡처해 올리며 ‘리스펙(리스팩)’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그는 “국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 놀이.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는 조 전 장관의 또 다른 글에도 “이분 진짜 리스펙”이라고 적어 반응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1월쯤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멸공’, ‘난 공산주의가 싫다’ 등 문구나 해시태그가 담긴 게시물을 잇따라 올렸다. 지난 7일에는 검찰로부터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해당 논란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부회장을 향해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가 되고 싶은 거냐”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론 머스크 말·글 한마디로 코인 시장이 들썩이고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트윗 한줄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 보면서 부러웠을까”라며 “정용진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링크해서 중국을 자극하는게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면서 “신세계는 앞으로 중국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의 그런 한 마디가 중국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기업과 종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라. 사려 깊지 못한 행동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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