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지천르네상스 사업 예산 대부분을 삭감한 시의회를 비판했다. 지천르네상스는 한강의 70여개 지천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10일 ‘지못미 예산 시리즈2-지천르네상스’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시의회에서 기본구상이 완료되지 않았고 시급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대며 2022년 지천르네상스 사업 관련 예산 75억원 중 80%인 60억원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릉천, 홍제천, 도림천 3곳에 진행되는 선도사업은 2월에 기본구상이 마무리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44억원 전액 삭감돼 설계발주 등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천르네상스는 15년 전 오 시장이 세빛섬, 샛강생태공원 등 한강 일대를 개선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연장선이다. 한강 본류 외 지방하천, 소하천, 실개천 등 70여개 지천을 영국 캠브리지, 독일 포츠담, 미국 텍사스 등의 수변공간을 본따 시민들이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지천르네상스) 사업추진 의도를 왜곡하고 동사업의 최초 제안자가 누구인지 여러 차례 질의하며 ‘오세훈표 사업’이라는 정치적 딱지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강과 지천을 가꾸는 것이 제 사익을 위한 것인가”라며 “여가와 문화생활에 대한 시민의 수요는 나날이 커지는데 제가 서울시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지천을 방치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7일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상생주택) 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서도 “월세 난민의 아픔을 외면하는 서울시의회”라고 반발했다. 올해 상생주택 예산은 서울시가 신청한 예산 약 40억원 중 97.4%가 시의회에서 삭감됐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만일 꼭 회생시켜야만 했던 예산이라면 심의 과정에서 적극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서울시) 스스로 수용한 내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오 시장은 재차 페이스북 글을 남겨 “의장님께서 개별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있었던 사정을 다 아시지 못하는지,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과 달랐다”며 “(시의회) 도시계획위원님들에 대한 방문 설명은 물론, 의장단, 대표위원, 상임위원장단 대상 현안설명회를 통해 충분한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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