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거부감에 접종시점 애매
학부모 “이미 늦어” 반응 싸늘
정부가 5∼11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12∼17세 3차 접종에 나선 것은 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 소아·청소년 연령층의 감염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청소년 감염자 중 드물지만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숨지는 사례도 잇따라 백신 접종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 유행이 지나간 후에야 소아 백신 접종이 완료되고 부모들의 자녀 백신 접종 거부감도 상당한 점을 감안했을 때 접종률이 높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14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3월2주(6∼12일) 전체 확진자 중 18세 이하 확진자는 25.5%를 차지한다. 11세 이하 확진자 비중은 2월1주 14.4%에서 3월2주 15.9%로 상승했다.
지난 12일 기준 5∼11세 위중증 환자는 20명, 사망자는 4명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의 70%(14명), 사망자의 50%(2명)가 기저질환이 있었다. 12~17세 확진자 중 위중증 환자는 26명, 사망자는 2명이다. 위중증 환자의 84.6%(24명)가 미접종자였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의 효과성과 안전성은 해외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5~11세 백신 접종은 미국 등 62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질병 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2차 접종을 완료한 5~11세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 중 응급실 및 긴급치료를 51%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5~11세 870만명 접종 후 이상반응은 4249건(0.05%) 신고됐고, 대부분이 발열, 두통 등이었다. 12~17세 3차 접종은 미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등에서 권고하고 있다. 미국 CDC 분석 결과 3차 접종 후 응급실 및 긴급치료 예방 효과가 47% 상승했다. 이상반응은 2차 접종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5∼11세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연령이 낮을수록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12세의 1차 접종률은 이날 기준 7.9%에 그친다.
부모들은 소아 코로나19 접종에 대해 싸늘한 반응이다. 소아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중증이나 사망 비율이 극히 낮은 데다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성장 후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 불안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코로나 19 유행 규모를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치기에도 접종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1차 접종하면 2차는 8주 후인 5월26일이다. 항체 형성 기간 2주를 고려하면 6월에야 백신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5∼6월엔 소아·청소년 상당수가 이미 감염된 뒤여서 접종에 나서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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