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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겨냥 본심 드러낸 尹… 李 징계 개입 가능성 논란 일어

입력 : 2022-07-27 06:00:00 수정 : 2022-07-27 1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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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초유의 與 대표 비난 파문

尹, 2021년 7월 ‘긴급 입당’서 악연 시작
대선 과정 충돌했다 ‘임시 봉합’ 되풀이
尹 취임 이후 관계 개선 못하고 돌아서

與 당혹감 노출… 野 “한심 그 자체” 질타
권성동 “대화 노출 전적으로 저의 잘못”
李측선 “입장이라고 할 게 없다” 말 아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거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이 이 대표 징계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겨냥해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한 사실이 일반에 공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국민의힘 내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 간 대화 내용을 두고 “한심 그 자체”라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권 직무대행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 대표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다. 윤 대통령 측은 그간 이 대표를 둘러싼 성상납 의혹과 중징계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통령실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확인되면서 대통령 의중이 징계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은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며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부터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지만 양측은 대외적으론 협업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두 사람은 대선 과정에서도 이 대표가 당무를 중단하고 잠적하는 사태가 두 차례 이어질 정도로 불협화음을 냈다. 그때마다 ‘맥주 회동’, ‘공동 유니폼 제작’ 등 이벤트를 만들어 임시 봉합했으나 내부적으로 앙금이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이 대표는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딱 걸렸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당 원내지도부는 침묵을 유지했고, 대통령실도 권 직무대행에게 해명을 미뤘다. 이 대표 측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가 딱히 입장을 낼 만한 건인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의) 입장이라고 할 만한 게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권 직무대행이 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언급한 ‘강기훈’이란 이름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2019년 대안우파 정당 자유의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1980년생인 강기훈 대표로 추정된다. 강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권 직무대행에게 청년 정책 등 관련 조언을 해주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강씨는 현재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소상공인 정책 실종, 윤석열 정부 바로잡기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야당은 즉각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내가 지금 의원들 보고 있어’라면서 ‘너희 앞으로 나한테 잘 보여야 돼’, ‘국회에서도 열심히 나를 위해 안 싸워주면 가만 안 둬’ 이런 메시지가 오늘 하나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오섭 대변인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의 말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허언이었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 이용을 놓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실이나 해킹 등 대통령 휴대폰의 보안 문제와 메시지 노출 위험성 등으로 인해 역대 대통령들은 개인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영·이현미·최형창·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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