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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안보상에 극우·反韓인사… 韓·日관계 개선 난항

입력 : 2022-08-10 21:00:00 수정 : 2022-08-10 23: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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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 19명 중 14명 물갈이

다카이치 사나에 임명… 아베노선 계승
반도체소재 공급등 한국과 마찰 예상

방위·경산상 교체… 외무·관방은 유임
고노 당홍보본부장, 디지털상 재입각

기시다 “유사시 대응 정책단행내각”
NHK “파벌 균형 유지… 당 결속 도모”

극우·반한(反韓)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당 정책위 의장 격)이 일본 정부의 경제안전보장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안보상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향후 한국에 대한 강경 드라이브를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경제안보상이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0일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임명 등 각료 19명 중 14명을 물갈이하는 큰 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후임에 하마다 야스카즈(浜田精一) 전 방위상, 아베 전 총리 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 후임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전 경제재생담당상을 기용했다. 기시 방위상은 안보담당 총리보좌관, 하기우다 경산상은 정조회장에 임명해 배려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 결선 투표에 진출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디지털상으로 재입각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 등 5명은 유임이다.

 

자민당 4역(간사장·총무회장·정조회장·선거대책위원장) 인사에선 외무상 재직 시 한국과 불편한 관계였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한국에 대한 망언 제조기로 유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도 유임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1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새롭게 재편한 당 핵심 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인사단행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위기, 대만을 둘러싼 미·중관계 긴장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새 내각은 유사(有事: 전쟁 등 긴급사태 발생)에 대응하는 정책단행내각”이라고 했다. 방위비 증액 논의에 관해서는 “아베 전 총리의 의견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에서 총무상을 지낸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아베 전 총리의 우경노선을 계승하는 대표적 반한 정치인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자파 소속도 아닌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일본 패전일(8월 15일)과 봄·가을 예대제(제사) 때 거의 매번 참배한다. 총재 선거전에서는 독도에 한국이 구조물을 더 만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시다 정권 출범 후 신설된 경제안보상은 첨단기술기업 지원·육성과 산업정책 등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의 친미 성향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미국 주도의 ‘칩4(한·미·일·대만의 반도체동맹)’ 가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정권 차원에서 미·일 간 협력체제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사 표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최대 파벌과 3위 파벌인 아베파와 아소파 각 4명, 2위·4위 파벌인 모테기파와 기시다파 각 3명을 기용했다. 기시다 정권 출범 때 소외됐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간사장 파벌도 2명이 입각했다.

 

NHK는 “기시다 총리와 비교적 거리가 먼 니카이파도 포함된 점을 보면 파벌 균형에 고심한 것을 알 수 있다”며 “당내 결속을 통해 정권을 안정시켜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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