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케 던지는 대신 하객들에 양파 나눠줘…지금도 먹는다”
극심한 인플레에 양파 가격 3배 ‘폭등’…고기보다도 비싸
필리핀에서 양파가 결혼식 부케로 변신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져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현지에서 양파 가격이 3배나 뛰는 등 양파 파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올린 한 신부는 꽃으로 만든 부케 대신 양파 다발을 들고 신부 입장을 했다.
이는 최근 양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양파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신부가 한번 쓰고 버리는 꽃보다 차라리 결혼식 이후에도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양파를 쓰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랑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이를 받아들였고, 결국 이 부부는 꽃 대신 양파 부케를 들고 결혼식을 치렀다.
신부는 현지 지역신문에 “사람들이 다칠까 봐 양파 부케를 던지지는 않았다. 대신 손님들에게 양파를 나눠줬다”라며 “나를 포함해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양파를 지금도 먹고 있다”라고 밝혔다.
양파가 결혼식 부케로 변신한 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를 상징하는 ‘시대의 삽화’라고 BBC는 전했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양파 가격이 3배나 뛰는 등 ‘양파 파동’이 발생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양파 1㎏은 약 700페소(약 1만5000원)였다. 이는 전월대비 3배 정도 급등한 가격이다.
이는 고기보다 비싸고, 필리핀 일일 최저임금보다 더 비싼 것이다.
양파뿐 아니라 계란, 설탕 등 식료품부터 연료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필리핀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달 초에는 필리핀 항공 소속 승무원 10명이 약 40㎏의 양파와 과일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바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