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록다운 때보다 늘어…효과 입증”
넷플릭스코리아 “국내 금지 여부는 미정”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OTT)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계정 공유 금지 조처를 한 뒤 신규 가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 효과를 확인한 만큼 한국도 공유 금지 조치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업계 분석업체 안테나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 공유 금지 방침을 공지한 지난달 23일 이후 나흘간 일일 신규 가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27일 하루 평균 가입자 수는 이전 60일간 일평균보다 102% 급증한 7만3000명이다. 해당 데이터 분석이 이뤄진 4년 반 동안 역대 최대치로, 특히 지난달 26일과 27일 가입자 수는 각각 거의 10만명에 달했다. 2020년 3∼4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제한한 록다운(lockdown) 때 시청자 수가 늘었을 때보다 더 큰 증가폭이다.
반면 신규 가입 대비 취소 비율은 이전 60일간의 수치보다 2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계정 공유 불가로 구독을 끊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규 가입자 수는 그보다 훨씬 많았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다른 가구 구성원과의 계정 공유를 제한하겠다고 공지했다. 구독 계정이 한 가구 내에서만 이용되도록 하고, 기존 계정에 다른 가구 구성원을 추가하려면 한 달에 7.99달러(약 1만원) 이상의 요금을 내게 했다.
넷플릭스가 미국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을 밝힌 만큼 한국도 금지 대상 국가 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부터 한국 시장에서도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시행할 방침을 밝혔지만, 구독자들의 반감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2분기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코리아 측은 이와 관련 “국내 계정 금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국내 구독자들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넷플릭스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72.7%)이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33%)은 공유 금지 조치가 실시되면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용하던 대로 하겠다”는 35.5%, “추가 요금을 내고 다른 주소지 거주자와 계속 계정을 공유하겠다”는 응답은 8.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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