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동계곡과 서촌골목 산책/서울야경 만나는 낙산성곽 야간코스/고풍스런 율곡로 궁궐담장길
출퇴근길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 하늘마저 가린 고층빌딩. 숨막히는 답답한 공기. 도시의 삶은 이처럼 팍팍하니 현대인들은 틈만나면 도시탈출을 꿈꾼다. 피톤치드로 샤워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여행은 멀리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만 꼭 그럴필요는 없다. 서울에도 천천히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곳이 꽤 있어서다. 머리가 복잡해 ‘쉼표’가 필요할땐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떠나보자.
◆수성동 계곡이 숨어 있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 코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총 47개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여행 코스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코스는 서촌의 골목을 거닐며 수많은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마을로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동네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문학,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남아있다. 특히 여름철 수성동 계곡은 장대비 내리는 날이면 물이 바위에 부딪히며 콸콸거리는 물소리가 매우 듣기 좋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곳에 있었고, 아름답다고 이름난 계곡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도 '수성동'이라는 그림으로 남길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이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돌다리를 찾아보며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한여름 정자에 앉아 차 한잔하면서 인왕산의 바람 소리와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복잡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단지 몇 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는 낙산성곽 야간코스
낙산성곽 야간코스는 여름 밤 서울 풍경을 바라보며 더위에 지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코스다. 한양도성은 조선 초에 수도 방어를 위하여 쌓은 도성으로 성벽은 백악(白嶽)·낙산(駱山)·남산(南山)·인왕산(仁王山)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다. 낙산성곽은 그중에서도 높이가 가장 낮아 걷기 좋은 장소이다. 낙산성곽은 성곽 안쪽으로 걷는 길과 바깥쪽으로 걷는 두 가지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낙산공원에 이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주변 풍경은 안팎이 확연히 다르다. 성곽 안쪽 길은 이화동 풍경을, 성벽 바깥쪽 길은 창신동 풍경 볼 수 있다. 60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성곽 안팎을 드나들며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 보는 것도 좋다. 야간코스에 참여해 낙산 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일몰과 서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이 아름답다. 야간코스는 5월부터 10월까지 해 질 무렵인 저녁 6시와 7시에 운영하여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시원한 여름 바람을 느끼며 도보관광을 즐길 수 있다.
◆율곡로와 서순라길을 돌아볼 수 있는 율곡로 궁궐담장길
율곡로 궁궐담장길코스는 작년 7월에 복원된 율곡로를 돌아보는 코스로 왕실 문화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율곡로는 고풍스러운 돌담과 도로를 따라 늘여선 가로수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운치 있는 길이다. 이 길이 지나는 관훈동에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유학자 이이(李珥)가 살았던 곳이 있어 그의 호를 붙여 율곡로라 명칭 하게 되었다. 율곡로를 따라 종묘로 걸어가다 보면 서순라길이 나온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도둑과 화재를 막기 위한 야간 순찰을 하던 길이다. 서순라길 거리에는 특색 있는 카페나 음식점, 눈길을 사로잡는 공방들이 이어진다. 주변 건물은 종묘 담장을 넘보지 못하도록 높이가 2층으로 제한되어 있기에 종묘 담벼락과 조화로운 경관을 이루어 아늑함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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