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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2년 로드킬, 하루에 175건… 1년 새 72% 급증

입력 : 2023-09-14 17:42:09 수정 : 2023-09-14 17: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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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3989건… 법정보호종 591건
멸종위기 2급 삵, 전체 과반 차지
“사고 다발지역 분석… 대책 마련을”

지난해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가 6만3989건 발생해 전년보다 71.7%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 로드킬 사고도 증가 추세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14일 국토교통부,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6만3989건으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하루에 175건씩 일어난 셈이다. 로드킬 사고는 △2018년 1만6812건 △2019년 2만1397건 △2020년 1만5107건 △2021년 3만7261건 발생해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녹색연합 제공·연합뉴스

이 중에는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의 로드킬 건수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 발생한 법정보호종 로드킬 사고는 591건으로 전년(425건) 대비 늘었다. 멸종위기 2급인 삵이 330건으로 가장 많았고, 멸종위기 1급인 수달과 2급 수리부엉이에 대해서도 각각 148건, 29건 로드킬 사고가 있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한 팔색조(1건), 남생이(2건), 산양(1건) 등도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로드킬 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로드킬 발생 상위 80개 도로 구간에 야생동물 유도울타리나 주의 표지판 등을 내년까지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추진 현황도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산배정은 했는데 (유도울타리 등이)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는 현재는 파악이 안 돼 있다”고 했다.

 

전국 도로 중 80개 구간에 대해서만 대책을 추진하는 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해 로드킬 사고가 급증한 데 대해선 “로드킬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정보수집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 연합뉴스

이상돈 이화여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이에 “고속도로는 로드킬 모니터링이 잘 되는 편인데 지방도나 국도는 거의 안 되고 있다”며 “정부가 로드킬 사고 조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유도울타리나 생태통로 같은 저감시설을 더 많이 설치하고, 야생동물들이 이 시설들을 실제로 이용하는지 조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로드킬 사고는 멸종위기종의 희생뿐 아니라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예방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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