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병재(35)가 법정스님의 ‘무소유’ 초판을 구입했다.
5일 유병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소유 초판본 드디어 소유합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자신이 구매한 사이트를 캡처해 실제 100만원에 산 걸 사진으로 인증했으며 다른 사진에서는 ‘무소유’ 초판본의 겉과 속,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유병재가 산 ‘무소유’는 1976년 발간으로 제목도 한자로 표기돼 있다. 글은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른다. 가격은 280원.
누리꾼 반응은 다양했다. 몇몇은 “책 제목이 무소유인데 무소유가 아니네”, “무소유를 소유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배송비 3300원을 두고 “280원 책을 100만원에 사는데 무료 배송이 아니라고?”라며 반문했다.
한편, 저자 법정스님(1932-2010·박재철)은 입적한 후 일평생을 산골 오두막에서 살았다. 시가 1000억원이 넘는 대원각을 시주받아 길상사를 창건한 뒤에도 절의 소유에 대해 아무런 욕심을 부린 적이 없었다.
살아생전 자신이 쓴 수필 ‘무소유’로 얻은 인세가 엄청났지만 거의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인세 역시 독촉한 적이 없었는데 어느 해 2월, 스님은 글을 연재하던 샘터사에 전화해 “수천만원의 인세를 왜 안주냐”며 독촉했었다고 한다.
전화를 받은 샘터사 김성구 대표는 스님의 갑작스런 돈 재촉에 당황했지만 바로 돈을 보냈다. 알고 보니 매년 초 새학기 전에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그 때문에 등록금 납부 기한에 맞춰 인세를 받아야 했던 것.
타계하실 때는 “내 것이라고 하는 게 남아있다면 모두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도록 해주길 바라며,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이 때문에 법정스님 타계 뒤 ‘무소유’ 책은 절판되었고, 당시 책값이 10만원으로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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