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며 일각에서 ‘킬러문항 아니냐’는 논란까지 제기된 수학 22번의 정답률이 2%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
17일 EBSi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오후 5시 기준)한 수학 22번의 오답률은 98.5%에 달했다. 이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고 함수식을 구해야 하는 문제다.
22번은 그래프 개형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 EBS와 입시업체, 수험생들 모두 가장 고난도 문항으로 꼽고 있다. 계산이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2번을 두고 ‘사실상의 킬러문항’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수능 당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학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EBS 수학 강사 심주석 교사(인천 하늘고)는 22번에 대해 “손을 못 댈 정도의 문항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꼬아서 낸’ 킬러문항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수학에서 오답률이 90%가 넘는 문항으로는 미적분 30번(96.8%), 29번(94.1%)이 꼽혔다. 확률과통계, 기하에서는 정답률이 10%가 되지 않는 문항은 없는 것으로 예측됐다. 확률과통계와 기하에서 오답률이 가장 높은 문항은 30번(확률과통계 87%, 기하 88.7%)이 꼽혔다.
국어의 경우 화법과작문 45번의 오답률이 73.1%로 가장 높았다.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글’을 읽고 자료활용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공통과목에서는 10번의 오답률이 72.2%로 가장 높았다. 이 문항은 ‘데이터에서 결측치와 이상치의 처리 방법’을 소재로 한 과학·기술 지문(8번∼11번)에 달린 문제다. 이상치가 포함된 데이터에서 직선 L을 찾는 기법을 지문에서 읽은 후, 보기에 제시된 직선 L을 찾는 다른 기법과 비교해 풀어야 한다.
영어에서 오답률이 가장 높은 문항은 33번(86%)으로 전망됐다. 33번은 얼굴 사진을 보고 표현된 감정을 인지하는 실험을 소개한 뒤 빈칸 내용을 추론하는 문항이다. 전날 영어 출제경향 브리핑을 진행한 EBS 김보라 강사(서울 삼각산고 교사)도 이 문항을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꼽은 바 있다.
김 교사는 “익숙한 소재인 감정 파악을 다루고 있는데, 앞부분에 실험을 소개하고 실험 결과를 빈칸으로 둔 채 그다음부터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설명한다”며 “이러한 논리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은 공교육 내에서 상당히 많이 훈련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부분이 반복되면서 키워드로 이해되는 것이 있는데, 그 키워드가 오답에 들어 있다"며 "제대로 독해하지 않고 (키워드만 보고) 답을 고르면 오인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들이 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지문을 파악하고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하는 34번(77.9%)도 오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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