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서건우(한국체대)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2023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획득했다.
서건우는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80㎏급 결승에서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이집트의 세이프 에이사를 라운드 점수 2-1(4-12, 15-2, 22-13)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80㎏급은 한국 태권도의 취약 체급으로 이번대회 이전까지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었다. 서건우는 지난해 결승에서 이 체급 최강자이자 올림픽 랭킹 1위인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에게 1-2로 석패하며 은메달을 따냈지만, 1년 만에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8강에서 알레시오와 만나 라운드 점수 2-1(15-16, 15-11, 17-4)로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해 패배를 설욕하기도 했다. 서건우는 지난 6월에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알레시오를 2-1로 꺾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승리하며 파리 올림픽 ‘금빛 발차기’에 대한 희망을 더욱 키웠다.
올림픽 랭킹 9위인 서건우는 세계랭킹 포인트 100점을 얻어 다음 달 올림픽 랭킹 4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건우는 체급별 상위 5명의 소속 국가에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이 올림픽 남자 80㎏급 출전권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단 한 번도 해당 체급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하지 못했다.
서건우는 지난해 초까지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해 6월에 열린 무주 월드 그랑프리 챌린저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알레시오를 꺾고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고, 올해 열린 국제대회마다 굵직한 성과를 냈다.
기대를 모았던 남자 58㎏급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장준(한국체대)은 손가락 골절상으로 기권했고, 박태준(경희대)은 8강에서 탈락했다. 다만 한국은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장준, 박태준이 남자 58㎏급 올림픽 랭킹 5위 안에 들면서 해당 체급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다. 장준과 박태준은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추후 3전 2승제의 일대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포스트 이대훈' 진호준(수원시청)은 8강에서 탈락해 아쉽게 올림픽 자동 출전권 확보 기회를 놓쳤다. 여자 49㎏급 강미르(영천시청), 여자 57㎏급 이아름(고양시청)도 각각 8강에서 무릎을 꿇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4일엔 남자 80㎏ 초과급 강상현(한국체대),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이 출전해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 획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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