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대사가 조 바이든(81)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을 동시에 공격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헤일리 전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민주당 지지층이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후보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날 공개된 특검 보고서가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나는 먼저 80세 후보를 은퇴시키는 정당이 백악관을 차지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말해 왔다”면서 “어제 이 나라를 위한 기상 알람이 울렸다. 오늘은 또한 공화당원들을 위한 기상 알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정신적 결함을 갖고 있다”며 “짜증을 잘 내고 마구 소리를 지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나라를 서로 혼동하고 2021년 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때 경비 책임자가 누구인지 헷갈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령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도중 헤일리 대사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여러 차례 혼동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는 심지어 기력이 쇠약해진 바이든과 지지율도 비슷하다”며 “활기 넘치는 민주당 후보가 나오는 그는 박살이 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자신이 두 고령 후보를 대체할 젊은 후보임을 내세우며 공격 강도를 한껏 높이고 있는 헤일리 대사는 최근 잇달아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진 채 치러진 미 공화당 네바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선 30%대의 낮은 지지율로 2위에 머물렀다. ‘(투표용지에 기재된 후보 중) 지지 후보 없음’에 표를 던진 유권자는 61%였다. 출마도 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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