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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폭등 못 버텨”… 시름하는 식품업계

입력 : 2024-05-14 21:08:02 수정 : 2024-05-14 2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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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 등 상승세 장기화 땐 부담
업체들, 가공식품 줄줄이 인상 움직임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며 압박 중이지만 기업들이 원가절감 노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아우성이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의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34개 품목 가운데 컵밥, 간장, 참치캔, 어묵 등 20개의 판매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 결과에서도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률은 각각 1.6%, 3.0%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올리브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대통령실 주도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물가는 쉽사리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실무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수시로 식품·외식업체를 만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최근 높은 국제유가·환율 및 코코아두·과일농축액·올리브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일부 제품 가격 상승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외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격 인상을 미뤄오던 업계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호소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데다, 강달러 여파로 환차손이 심각해지면서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건비, 물류비 등의 제반 비용이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이는 최근 식품업체가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근거다. CJ제일제당과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이상 인상했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5926달러에서 올해 1분기 1만88달러로 70%가량 올랐다. 사조대림과 동원F&B도 이달 중으로 올리브유 가격을 30%대 올린다.

또 코코아 가격이 1년 새 3배가량 뛰면서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부터 빼빼로, 가나초콜릿 등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감당해왔으나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파다하다”며 “상황이 바뀌지 않는 이상 당장은 아니어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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