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최예림 추격 뿌리쳐
7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미국·오스트랄 아시아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4라운드. 2주 전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4차 연장 끝에 준우승을 거둔 윤이나(21·하이트진로), 지난주 맥콜·모나 용평 오픈 연장전에서 준우승에 머문 최예림(25·대보건설)과 이가영(25·NH투자증권·사진)이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4)에 열린 연장에서 최예림과 윤이나가 두 번째 샷으로 친 볼을 홀에서 약 3.5m의 비슷한 거리에 떨어뜨렸고 이가영도 이에 질세라 1.5m 거리에 볼을 붙였다. 윤이나와 최예림은 최근 연장전 패배를 겪은 터라 반드시 버디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볼은 홀컵을 살짝 외면했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이가영은 가볍게 버디를 떨궈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가영은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한 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이가영은 최근 상승세를 타던 윤이나와 최예림을 연장전에서 제치고 우승 트로피와 포옹했다. 자신의 98번째 대회인 2022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정규 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이가영은 1년9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2억1600만원.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가영은 전반 홀에서 한 타도 줄이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12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았지만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타수를 잃었다. 이가영이 흔들리는 사이 윤이나가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로 나섰고 최예림도 6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이가영은 선두를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7번 홀(파3)에서 6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떨궈 극적으로 다시 공동 선두에 가세했고 연장 끝에 감격스러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가영은 5월 중순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지만 뼈가 붙는 동안에도 계속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한 끝에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퍼트 뒤 눈물을 쏟아낸 이가영은 “가족이 모인 대회에서 우승하니 눈물이 났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윤이나는 최종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로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우승을 노렸지만 또다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예림도 17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8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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