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총 6500여명 참여 추산
사측 “생산 차질 없게 준비 철저”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8일 사상 첫 파업에 돌입했다. ‘생산 차질’을 목표로 한 3일간의 파업이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삼성 반도체 부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삼노는 이날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 오전 11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었다.
검은 우비를 입고 ‘총파업’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이들은 ‘일방적인 임금조정 우리들은 거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며 “사측이 변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에는 6540명이 참여했다. 반도체 부문 소속이 상당수인 전체 전삼노 조합원 3만657명의 4.7% 수준이다. 이 중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 기흥·화성·평택 사업장 근로자가 4477명이다. 현장 집회에는 3000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경기 동탄경찰서 측은 추산하고 있다.
전삼노 측은 “예상했던 총파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설비·제조·개발 직군에서만 5000명 이상의 인원이 (총파업 현장에) 왔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삼노 유튜브 채널 채팅창에는 ‘15라인 품질사고 발생’, ‘파운드리 클린 라인 멈췄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피해가 작을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 기간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무기한 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같은 ‘노조리스크’는 반도체 상승기를 맞아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사측과 임금인상을 두고 교섭을 벌여왔으나 합의하지 못하고 지난 5월29일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지난달 7일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벌였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하는 사후조정회의를 3차례 진행했으나 논의는 평행선이었다. 전삼노는 △전체 직원에 대한 휴가 1일 △2024년 연봉 사인 거부자 855명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지난 1일 무노동·무임금 총파업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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