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나이키 왜 안 신으세요?…“과거의 혁신 없다”

입력 : 2024-07-19 18:00:42 수정 : 2024-07-19 18:16: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산책하기 딱인 온도와~ 그녀의 발엔 나이키 운동화~”

2018년 4월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래퍼 빈지노(왼쪽)와 현재 아내 미초바. 빈지노 인스타그램 갈무리

7년 전 발매된 래퍼 빈지노의 ‘나이키 슈즈’(Nike shose)란 곡의 가사 중 일부다. ‘아디다스 슈즈’나 ‘뉴발란스 슈즈’는 없다. 노래 한 곡이 브랜드의 인기를 증명할 순 없지만, 당시 많은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임은 알 수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나이키는 어린 시절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시절 나이키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주가는 하락하고 실적 부진은 누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 나이키에 혁신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이키 로고. 연합뉴스

◆떨어지는 나이키 주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주가가 전날 대비 19.98% 폭락했다. 같은 달 나이키 2024 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 발표 결과 매출은 126억600만달러(약 17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줄었다. 시장 전망치(129억7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향후 실적 전망도 좋지 않았다. 나이키는 2025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한 자릿수 중반대 감소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여전히 에어포스1처럼 과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혁신적인 신제품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이키가 1974년에 처음 만든 러닝화 ‘문 슈’가 2019년 세계적 경매장인 뉴욕 소더비 경매에 올라왔다. 연합뉴스

◆국내 MZ 소비자 “다른 브랜드도 좋아…발전 없다”

 

국내 젊은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부분 타사 제품과 비교하거나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공무원 임모씨는 “새로운 아이템이 없고 기업의 성장 동력이 모호하고 부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플은 비전 프로나 인공지능(AI) 등 기존 상품에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고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며 “나이키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라서 그런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그럼 점들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냥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정도. 예전에 디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했을 때 아니면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그 희소성이나 화제성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한 모 씨는 “전반적으로 경쟁 브랜드들의 퀄리티가 상향평준화되고 있고 그만큼 나이키는 발전을 못한 것 같다”면서 “소비자의 눈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이키 말고도 다른 브랜드들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씨는 “그렇다고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처럼 한 브랜드를 꾸준히 구매하는 충성고객들도 많기 때문이다. 나이키 명성에 걸맞은 품질의 제품을 꾸준히 생산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재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제품의 다양성과 기능성 때문에 다른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 같다”며 “그럼에도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나이키인 만큼 대중적이면서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해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키가 1989년에 개봉한 공상과학 영화 ‘백투더퓨처 2’에서 나온 신발을 본떠 2011년과 2016년에 출시한 ‘자동 끈 운동화’. 연합뉴스

◆전문가 “혁신 필요해…충분히 해낼 수 있는 회사”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나이키와 관련된 정확한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면서도 “그동안 급속도로 성장한 나이키가 젊은 세대가 이끌어가는 스포츠 시장에서의 동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포츠 브랜드는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끌어 나가는 시장”이라며 “그들이 선택한 다른 브랜드들이 매스 시장(대량판매에 의해서 대량 소비가 행하여지는 것에 따라 성립되는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나이키에서 진행한 마케팅은 혁신적이었지만, 어느 분계선을 넘으면서 이러한 인식이 약해졌다”며 “그럼에도 나이키는 혁신을 시도하고 구현해 낼 여력이 충분한 회사이므로 언젠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혁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아는 나이키를 떠올리면 신선한 광고나 올림픽에서 나이키를 착용한 선수들이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이 생각난다”며 “하지만 지금은 가슴 뛰는 혁신은 없고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나이키는 스포츠 브랜드이기 때문에 관련 의류나 신발의 기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고 신선한 마케팅을 이어간다면 다시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민주 '순백의 여신'
  • 김민주 '순백의 여신'
  •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공효진 '공블리 미소'
  • 이하늬 '아름다운 미소'